“에디터 마음을 잡아라”… 출간기획서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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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타이틀로 열심히 글을 써온 당신. 책의 테마를 잡고 원고를 어느 정도 완성했으면 이제 투고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나는 원고를 완성 시켜놓은 뒤 서점으로 달려가 에세이 코너에 있는 책이 아닌 모든 출판사를 메모장에 기록했다. 그리고 출판사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기고 방법을 캐치하고 준비한 출간 기획서와 소정의 원고를 보냈다. 그때 난 하나의 큰 실수를 했었다. 바로 복사(Ctrl+C)・붙여 넣기(Ctrl+V)의 기획서였다. 

출판사 에디터들은 투고 메일이 왔을 때 이 사람이 복사 붙여넣기 식으로 원고를 투고한다는 걸 단번에 눈치 채곤한다. 결과는 보나 마나 참패. 이후 나는 출판사마다 제각기 다른 글을 정성스레 써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원고를 투고하는 방법과 출판사에서 책이 제작되는 과정을 말해볼까 한다.

 

기획안 작성하기

에디터는 투고 메일이 오면 원고보다는 출간 기획서를 먼저 읽기 마련이다. 보통 기획서에는  책의 테마와 타겟층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SNS 채널이나 마케팅 계획 등을 적는다. 여기서 디렉터의 관심을 잡지 못하면 그저 그런 기획서로 판단될 수 있다. 

기획출판은 자비출판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주변의 지인(이를테면 동창회나 어떠한 모임)에서 구매층이 발생한다는 말은 삼가는 게 좋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며, 타겟층은 누구인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또 어떠한 의도로 글을 썼는지에 대한 설명을 함축하여 적어야 한다. 여기서 구미가 당길만한 책 제목을 적어두면 앞서 설명한 것들을 잘 포장할 수 있는 기획서가 완성된다. 운영하는 SNS는 꼭 기재해야 하며 책에 대한 이력이 있다면 당당하게 적어라. 기획출판은 철저히 상업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100명의 독자보다는 1,000명의 독자를 가진 작가에게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작가들에게는 보유하고 있는 독자가 곧 무기라고 할 수 있겠다. 

기획안이 완성되었다면 이제는 서점으로 향할 차례다.  

 

원고 투고하기

원고를 쓴 작가는 용기와 기백이 필요하다. 서점으로 달려갔다면 출판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내게 맞는 출판사를 리스트업해라. 기고 방법을 알았다면 출판사마다 특징을 잡아내 정성껏 각기 다른 메일을 작성해야 한다. 출판사의 역사나 아이덴티티를 인지한 작가와 모르는 작가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단순한 투고가 아닌 준비된 작가라는 것을 어필하지 않으면 뻔한 투고 메일로 받아드릴 확률이 높다. 필자는 20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투고했으며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나름의 피드백을 수용한 뒤에서야 출판사의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단번에 모든 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기획출판은 투자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협업 연락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경험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길 바란다.

 

출판사와 작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출판사마다 작업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세스로 국한 지을 순 없다. 하지만 큰 틀로 말하자면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획출판 프로세스>

1. 기획 > 2. 원고작업 및 탈고 > 3. 교정/교열 및 디자인 >

 4. 인쇄 > 5. 유통 > 6. 마케팅 

출판사에서 기획안에서 제시한 테마를 그대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디렉터의 성향에 따라 그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책 컨셉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면 원고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곤 한다. 전적으로 출판사와 에디터를 믿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빈번한 원고 수정요청이나 작업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중간에 계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생긴다.

 

원고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작가들이 독립출판을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판사는 대중적인 책을 만들어야 하므로 작가들에게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마음이 열린 작가와 좋은 에디터가 만나게 되면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다. 책 제목이나 디자인 같은 경우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이 되므로 참고하길 바란다.

원고가 완성된다면 출판사는 책 제목과 표지를 두고 여러 시안을 만들게 된다. 이때 작가의 참여도가 중요하다. 작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출판사가 있고 아닌 출판사가 있다. 기획출판은 작가 개인과 출판사와의 성향도 잘 맞아야 하기에 이 부분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출판사는 세상에 내놓을 책을 인쇄소에 맡기게 된다.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음 글에서는 작가가 해야 할 출판 마케팅과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