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말고 카멜 스타트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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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 스타트업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고난의 행군을 보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들의 41%가 현금 보유가 떨어져 3개월도 채 못 버틴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이런 와중에 일각에서는 기존의 스타트업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한편, 유니콘 스타트업 말고 ‘카멜(camel) 스타트업’을 지향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니콘 스타트업(Unicorn startup)이란?

2000년도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으로 알려졌던 말 그대로 전설의 동물 같은 존재들이었다. 당시 수백 개의 스타트업 중에서 기적 같은 확률로 1조 원의 가치를 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타이틀이다.

당시 이들 몇몇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엄청난 성공을 본 이후 2010년도의 후발 스타트업들은 성장력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었다. 또 실제로 엄청난 투자를 바탕으로 막대한 성공을 이루기도 했다. 무제한 확장과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는 가격경쟁은 수십 개의 유니콘 스타트업들을 만들어냈다. 우버(Uber), 넷플릭스(Netflix) 등을 포함해서 데카콘 스타트업(decacon startup: 유니콘이 1개의 뿔을 가졌지만, 데카콘은 10개의 뿔을 가졌다는 의미로 10조 원 가치를 넘는 스타트업을 통칭한다)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출처: 스냅챗 홈페이지

대표적인 유니콘 스타트업으로는 2011년도에 창업한 스냅챗(Snapchat)이 있다. 스냅챗은 처음부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용자 숫자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둔 소셜미디어 스타트업이다. 단 1년 반 만에 하루 2억 개의 사진을 전송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년 만에 800억 정도를 투자받고 유니콘의 지위를 확보한 스냅챗은 페이스북의 3조 원 인수 제의도 거절했다. 그 후 스냅챗은 창업 5년 만에 주식 상장을 해서 기업가치 40조 원을 초과하는 믿을 수 없는 성장을 했다. 

 

카멜 스타트업(Camel startup)이란? 

카멜 스타트업이란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 스타트업들이 더는 유니콘의 환상을 좇지 말고 혹독한 환경을 견뎌내는 카멜(낙타) 같은 생명력을 유지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신조어다. 아틀라시안(Atlassian), 스플렁크(Splunk)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적은 없지만, 꾸준히 실적을 올리며 결국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일컫는다. 

이들 카멜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스타트업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초창기부터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건전한 확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가 있는 제품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리고 위험성을 낮게 가져가면서 적어도 10년이 넘는 오랜 세월에 걸친 꾸준한 성장으로 결국 유니콘의 지위를 가져간다. 물론 주식 상장까지 성공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섹시함은 없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한 것이다. 

출처: zoom 홈페이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줌(Zoom)이 대표적인 카멜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스냅챗과 비슷한 시기인  2011년에 창업한 줌은 탄탄한 제품과 적절한 자금 운용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갔다. 물론 스냅챗이 2년 만에 기업가치 1조 원을 돌파하는 동안 줌은 겨우 60억 투자유치를 받는 데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7년 동안 총 1,470억 정도를 투자받아서 기업가치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주식상장까지 해서 기업가치 40조 원을 훌쩍 넘기는 대기만성형 카멜 스타트업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래서 미래에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유니콘 스타트업과 카멜 스타트업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시선 자체가 불필요하다. 스타트업들은 각자마다 특색있는 제품이 있고 각자마다 생존해야 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난무하던 2010년도에도 B2B 대기업용 스타트업들은 대체로 카멜의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들을 상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제한된 성장만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길게 보고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

경제 위기가 닥친 지금도 라임 스쿠터와 에어비앤비 같은 B2C 소비자용 스타트업들은 유니콘의 방식을 버릴 수 없다. 결국 어떻게든 확장을 해야만 수익 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멜의 방식에 집중하면 기존 시장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없고 천천히 말라 죽게 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제 위기 속에서 라임 스쿠터와 에어비앤비가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추가 투자를 받기 위해 목을 맨 것이다.

앞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떤 운명을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타트업들은 자기 나름대로 생존하기 위해 유니콘의 방식과 카멜의 방식을 필요에 따라서 유연하게 적용하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