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여의도 2배 면적 잿더미···“국가 재난”

스토리

밤 사이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등 강원도 일대가 화마에 휩싸여 여의도 면적(290ha)의 2배 가까운 면적(525ha)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이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치는 등 4,000명 이상이 대피했는데요. 4일 고성군에서 시작된 불길은 시속 5km의 바람을 타고 속초시까지 번지고 나서야 12시간 만에 5일 오전 주불이 잡혔습니다. 강릉 옥계면에서도 원인 모를 산불이 나 동해시까지 퍼졌고, 강원도 인제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이 한창이고요. 정부는 유래에 없던 잇단 산불에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큰불은 잡힌 상황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데요. 오늘 밤이 고비입니다.

강원도 상황은 어때?

밤사이 강원도에 불이 난 곳은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 등 총 세 곳입니다.

  • 고성·속초: 250ha 가량이 불탔습니다. 한전 관계자는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주유소 개폐기에 이물질이 날아들어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주변 전선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산불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2시간 만에 속초 시내에 도착했습니다. 어둡고 바람이 부는 날씨 탓에 밤사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진화 작업이 이뤄지다가, 해가 뜬 후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돼 약 13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습니다.
  • 강릉·동해: 강릉시 옥계면에도 지난밤 11시 화재가 발생해 최초 발화지점에서 12km 떨어진 동해시까지 번졌습니다. 피해 면적은 고성·속초와 비슷합니다.
  • 인제: 고성과 옥계보다 먼저 화재가 났는데요. 약 25ha가 불탔습니다.
‘화풍’에 빠르게 퍼진 산불

강원도 지역에서 화재가 빠르게 퍼진 것은 봄철, 이 지역에 부는 ‘양간지풍’ 때문입니다. 이 바람은 동해안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강풍으로, 불을 몰고 온다 해서 ‘화풍(火風)’으로도 불립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서풍이 발생하는데, 산을 넘으면서 더욱 건조해져요.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 수록 더욱 바람도 거세집니다.

대피한 사람들은…

불을 피해 대피한 주민들과 관광객, 인근 군부대 군인들은 밤사이 쉴 수 있는 고성, 속초, 강릉 등에 위치한 대피소를 찾아다녔는데요. 빠르게 불이 번지며 일부 대피소도 사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대부분이 옷가지도 제대로 챙겨 나오지 못한 모습으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한 모포와 생수에 의지해 밤을 새웠습니다. 5일 대피소가 추가되고 있는 가운데, GS25, CU, 이마트 등 많은 기업들이 대피한 사람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난 사태” 달라지는 점은?

이번 화재가 재난 사태로 선포된 것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 겁니다. 재난이 선포된 지역(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에는 재난경보 발령, 인력·물자 동원, 응급지원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집니다. 행정안전부는 피해복구에 재난안전특소 7361억 중, 40억 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네요.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