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시장이 LCK를 주목하게 된 두 가지 이유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스포츠 시장 생태계는 아예 멈춰버렸다. 나 홀로 방역에 성공한 한국의 야구 리그 KBO만이 재개되었다. 그 결과 한국의 야구 경기는 ESPN과 직접 계약을 통해 지금 미국으로 송출되고 있다. 엄청나게 국격이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계약단가를 넘어서는 막대한 경제적인 이득도 얻었다. 

그리고 멈춰버린 또 하나의 생태계가 지금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바로 당장 앞날이 막막한 스타트업 시장 때문에 꽁꽁 얼어버린 글로벌 투자시장이다. 조 단위의 성공 가능성이 없다면 눈도 돌리지 않는 글로벌 투자 시장 생태계가 한국을 주시하게 만든 사건 두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1. MSC(Mid-Season Cup) 

코로나 사태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실물 스포츠 경기가 모두 멈춰버리자 처음부터 선수들끼리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열정적인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e스포츠 시장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실제로  현재 게임 시장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트위치와 유튜브를 비롯한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넘치는 수요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홈페이지

그리고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주최 측인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라이엇 게임즈는 코로나로부터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만 528일부터 31일까지 MSC 경기를 진행한다한국 최고의 팀들인 T1, DRX, Gen G, 담원게이밍과 중국의 최고 팀들이 맞붙는 MSC는 전 세계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시청률 신기록도 갈아치울 것이다

2019년에 치러진 롤드컵 경기는 16개 언어로 송출되며 총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이를 지켜봤다. 13개 지역에서 온 팀들 사이에 벌어진 이 경기는 세계 최고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라고 불리는 미국 풋볼 슈퍼볼시청자 수를 능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심지어 단 2개 지역(한국, 중국)에서 참가한 8개 팀의 경기에 지구촌의 모든 롤 게임 팬들의 관심이 쏠린 것인데, 그에 따른 광고 및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특히나 중국에 대한 전 세계적인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적대적인 만큼 이번 MSC는 호감 가는 전통의 강호 한국을 더욱 주시하게 만들고 있다.

2. LCK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LCK 최근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공식적인 도입을 선언했다. 이전에 다른 지역에서 이미 도입된 시스템이지만 LCK가 제일 늦게 지금 발표한 것은 정말 최적의 타이밍이 아닐까 할 정도로 전 세계의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투자시장의 강력한 주목을 받았다.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해도 

1) 다른 생태계의 투자가 얼어붙었기 때문에 현재 유일한 대규모 투자이벤트

2) 코로나 사태에도 오히려 강력한 수혜를 받는 몇 안 되는 게임 시장

3) 불투명해서 위험한 중국의 투자시장에 비해서 매우 건강한 한국 경제

4) 광고, 스트리밍, 굿즈 등등 부수적인 경제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e스포츠 시장

5)  코로나 사태에 끄떡없는 방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

이라는 점이다말 그대로 코로나 사태에서 이런 대규모 이벤트를 열고 프랜차이즈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승부수는 전 세계가 매료되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이미 젠지(Gen.G) 스포츠는 한국에 강력한 투자를 통해서 2021년 프랜차이즈에 투자할 것을 공표했으며 이 밖에도 미국 e스포츠 팀 Faze Clan, 미국 프로 농구팀 Sacramento Kings와 연계된 NRG Esports, 미국 프로 풋볼팀 Pittsburgh Steelers와 연계된 Pittsburgh Knights, e스포츠 컨설팅 그룹 World Game Star, MCN 그룹 Treasure Hunter 와 같은 그룹이 이미 관심을 보이며 프랜차이즈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미국 스포츠 스타 샤킬 오닐과 미국 연예인 제니퍼 로페즈 등이 LCK 프랜차이즈 투자에 이미 발을 담근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투자 마감일인 6월 말까지 한 달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MSC는 훨씬 더 열띤 투자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런 분위기 속에서 LCK의 평균 선수 임금은 시간당 2만 원에서 시간당 6만 원으로 무려 300%가 올라갈 것으로 알려졌다. e스포츠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경제적 이득은 그대로 한국의 실물경제로 반영될 것이다.

LCK의 가능성

LCK는 리그오브레전드 시장에서 전통적인 최강의 리그로 엄청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매일 수백만 명이 라이브 중계, 스트리밍 등을 통해 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들 시청 팬 가운데 62%는 해외에서 보고 있다고 하니 LCK의 가능성은 정말 입이 아플 정도로 강조해도 모자를 만큼 대단하다.
2018
년도부터 LCK가 리그오브레전드 국제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건 적은 투자로 인한 인재 유출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프로팀 환경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유럽은 e스포츠 경기조차 재개하기 힘든 험난한 코로나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은 전 세계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세계 4대 리그 중 3개가 제풀에 쓰러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가 예고된 LCK가 이 기회에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


P.S.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도 LCK e스포츠에서 이런 가능성을 보고 있는데 정작 한국 사회에서는 게임을 멀리하고 이런 열띤 투자에도 시큰둥하다는 것이 몹시 아쉽다. 마치 한때 세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했지만, 당시 무관심 속에 이제는 명맥조차 사라져버린 고려청자를 대하는 것 같다.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국가적인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에디 은
에디 은
SAP Concur 매니저 | 현재 SAP Concur 에서 Product Manager 로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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