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글쓰기_ #1. ‘동족’을 가까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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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쓰면 정말 외롭다

두 번째 소설집 <오늘도 세계평화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 토크에 왔던 독자라고 밝힌 분께 DM으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북 토크에서 회사에 다니다 운이 좋게 소설책을 냈다는 내 이야기를 공유했는데, 동질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 글을 계속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계속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비슷한 질문은 가까운 친구도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뭐라도 꾸준히 써서 남기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며.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건 결국 마감과 돈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업 작가가 아닌 일상에서 글쓰기를 하나의 중요한 습관으로 삼고 살아가고 싶은 다수에게는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책을 내는 것도 일단 모아둔 글이 있어야 가능하다. 따로 생업이 있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쪼개 글을 쓰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바꿔줄 만한 장치를 계속 만들어두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붙잡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면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하는 ‘동족’이 많은 곳에 가서 열심히 기웃대보라고 말하고 싶다. 창작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 자기 생각과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동류가 많은 집단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일단 혼자 쓰면 외롭기 때문이다. “고작 외로움 때문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려나. 그런데 정말이지 글 쓰는 일은 생각보다도 더 외롭다.

오로지 나와의 대화를, 나 혼자서, 내가 이해가 갈 때까지 고쳐가며 써야 하는 고독한 과정이다. 외로움이 쌓이면 “에라 모르겠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며 포기하고 어떻게든 바깥에 나갈 구실을 찾게 된다.

장강명 작가는 ‘읽고 쓰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관하여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 읽고 쓰는 공동체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읽고, 책 쓰고 그래야 한다는 거 아닙니다. 그러지 않고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요. 다만 읽고 쓰는 사람들이 만날 기회가 너무 적어요. 뿔뿔이 흩어져 있고, 점점 수가 줄어드니까 다 외로워요.”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어떻게 보아도 문단계의 주류처럼 보이는 작가도 외롭다고 인정한 노동이 바로 읽고 쓰는 일이다.

맛집 찾듯 시간과 공을 들여야 

회사생활을 할 때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는 장류진 작가의 고백처럼 특히 본업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쓰기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부끄러운 취미도 아닌데 취미로 글을 쓴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 직장동료가 퇴근 후에 내가 쓴 글을 블로그나 브런치에 놀러 와서 다 읽고 간다고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한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테니까. 그러니 만약 함께 쓰고 읽는 동료를 곁에 두지 않으면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는, 완전한 고립이 시작된다.  읽고 쓰는 공동체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글 쓰는 나’를 아는 사람을 만들어 두어야 고립되지 않은 채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읽고 쓰는 동료를 찾기 위해 휴대폰으로 ‘글쓰기 모임’ ‘글쓰기 강좌’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다. 뭐가 이렇게 많대… 여기저기 모임이 너무 많은 탓에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지 난감하다. 최근 2030세대의 자기계발을 위한 온라인 강좌는 물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멤버십 가입비를 내면 몇 달 동안 동아리처럼 모여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모임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각종 모임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동네의 독립서점에서 공간을 활용해서 진행하는 글쓰기 강좌까지 포함하면 더 복잡해진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어떻게 하면 찰떡같이 나한테 딱 맞는 모임을 찾을 수 있느냐 하면, 허무하게 들리겠지만, 맛집 탐방과 살짝 비슷한 면이 많은데, 당연한 얘기지만 겪어봐야 안다. 처음부터 딱 맞는 모임을 찾기는 힘들어서 돈과 시간을 버릴 각오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때로는 유목민처럼 떠날 때가 된 것 같으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다음 정착지로 이동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모임이 다 그렇듯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도 만족도도 천차만별이고 운이 나쁘면 몇 번 듣다가 “어? 생각했던 거랑 다르네?”라는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모임을 고르기 전, 고려하면 좋은 3가지의 기본 조건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화에서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