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에 단골 등장, 텔레그램이 뭐길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비서 A 씨를 텔레그램 비밀방에 초대했어요. 그리로 은밀한 문자와 사진을 보내면서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죠?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미투 사건에 엮이면서 그 역시 텔레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렇게 텔레그램은 성추행 의혹에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텔레그램은 사용 중인 메신저 중 가장 보안성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기자나 정치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또 이런 이유로 각종 사건 사고나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거예요.

✔️ 키워드 : 박원순, 텔레그램, 성범죄

범죄 현장의 ‘단골’

박 시장의 전 비서 A 씨는 “박 시장이 비밀 대화방으로 자신을 초대해 음란한 문자를 전송하고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밝혔어요.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 역시 비밀 대화방을 통해 시시때때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죠. 이밖에도  ‘N 번 방’과 ‘버닝썬 마약 밀거래’ 사건 등에도 이용됐고요. 이슬람 테러 단체 IS도 텔레그램을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어요.

푸틴 피하려 만든 메신저

텔레그램은 전 세계에서 2억 명, 우리나라에서도 140만 명(18년 기준)이나 사용한다고 해요. 그런데 이 메신저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러시아의 파벨 두로프와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2013년 독일에서 만든 무료 메신저입니다. 이들은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 불리는 ‘브콘탁테’를 개발했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브콘탁테를 이용하는 ‘반 푸틴 인사’들의 신상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형제는 이 요구를 거절하면서 비밀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만들었어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텔레그램의 슬로건은 ‘검열받지 않을 자유’입니다. 대화방 자체가 복잡한 암호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에서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명의 사용자가 메시지를 삭제하면 상대방도 그 내용이 삭제됩니다(카카오톡은 삭제 흔적이 남는데 말이죠). 메시지 전달 후 1초 후부터 1주일 까지 삭제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 비밀 대화방을 사용하면 메시지가 서버 자체에 저장되지 않아 흔적이 남지 않고, 캡처도 안된다고 해요.  

텔레그램 망명

2014년 박근혜 정권 당시 카카오톡 서버가 압수수색 대상이 되자 개인 정보 유출을 두려워한 많은 사람이 텔레그램으로 옮겨갔는데요. 이를 ‘텔레그램 망명’이라고 하죠. 이후 증권가 일부에서나 쓰이던 텔레그램이 대중화된 겁니다. 30대 40대들이 전체 사용자의 절반 정도 되고요. 보안을 중요시하는 정치인, 기자, 청와대 특별 감찰반 등에서는 주 메신저로 사용합니다. 주식과 블록체인을 다루는 증권가나 금융가에서 정보 전달 수단으로 줄 이용되고 있어요. 텔레그램이 그 자체로는 잘못이 없어요. 다만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과 앱을 범죄자들이 선점해 누리는 상황이 문제인 겁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