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작년에 ‘붉은 수돗물’로 난리가 났던 인천 서구. 이번엔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어요.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고요. 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온 건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주민들은 수돗물 대신 생수로 씻고, 학교는 급식을 중단하기까지 하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인천시에 따르면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붙어있던 벌레가 가정으로 흘러갔다는데요. 벌레가 왜 거기 있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 키워드 : 인천, 수돗물, 벌레 유충 발견

작년에도 이러더니…

인천시의 먹는 물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민원이 9일 처음 접수된 뒤 23건(14일 기준)의 신고가 잇따라 들어왔어요. 주민들은 발견된 유충의 사진이나 영상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수기도 못 믿어 생수 사먹는다”, “(작년에 이어)올해 또 이러니까 너무 불안하다…애도 있는데”라는 반응이 다수고요. 어떤 이들은 찝찝한 마음에 구충제까지 먹었다고 합니다.

초중고 59곳 급식 중단

인천시는 서구 왕길동과 당하동, 원당동, 검암동, 검담동, 마전동 등 3만 6천여 세대 5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고요. 인천시 교육청도 유치원과 초중고 59곳에 급식을 중단하거나, 생수로 급식을 만들 수 있게 조치했어요.

활성탄 여과지가 원인

유충은 깔따구류로 밝혀졌고요.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깔따구가 소독에도 죽지 않고 수도관을 통해 가정까지 흘러갔어요. 활성탄 여과지는 생물막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이 여과지는 보통 15-20일에 한 번씩 세척하는데, 그 사이에 유충이 붙은 겁니다. 어디서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고요.

신고에도 쉬쉬?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민원이 접수되고 나서 5일 동안이나 별 조치가 없다가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돼서야 상황을 부랴부랴 공개했습니다. 인천시도 이때 처음으로 대책 회의를 가졌고요.  인천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유충이 발견된 가정이 처음에는 10가구도 되지 않았고, 수질검사도 적합판정으로 나와 대처가 늦었다”고 해명했어요.

붉은 수돗물 사태

지난해 5월 인천 서구에서는 먹는 수돗물에 붉은 수돗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수돗물의 공급 체계를 바꾸면서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였는데, 그곳에 쌓인 이 물질이 가정까지 흘러간 거예요. 이 때문에 26만 1000여 세대, 63만 5000여 명이 한동안 씻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어요.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