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너마저… ‘화웨이 굴욕’

트럼프가 결국 중국을 상대로 한 방 먹였습니다. 영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했거든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던 미국. 하지만 영국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문제없다”며 계속 화웨이의 통신 기술을 사용해왔었는데요. 미국의 끈질긴 압박과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영국은 결국 화웨이에 등을 돌렸습니다. 중국과의 5G 기술 전쟁에서 미국이 1승을 거둔 셈이죠.

✔️ 키워드 : 화웨이, 5G, 미중갈등

2027년까지 다 제거해야

영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연말부터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신규 구매를 금지하고 이미 들여온 장비들 역시 2027년까지 다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의 화웨이 퇴출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영국 입장에서는 계속 사용하던 화웨이의 기술을 쓰는 게 편할 거고, 심지어 기존에 있는 장비를 다 제거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 텐데요. 이를 감수하고 갑자기 입장을 바꾼 거죠.

“문제없다”더니.. 갑자기 왜?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계속되는 미국의 압박이에요. 미국이 당장 9월부터 “화웨이와 그의 협력사들이 더이상 미국의 핵심부품을 사용할 수 없다”고 엄포했거든요. 이에 영국은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품질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어요. 또한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른 반중(反中)정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신들과 약속한 ‘홍콩반환협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중국에게 실망한 거죠.

미국은 왜 그렇게 화웨이를 싫어하나

물론 중국 기업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반 사기업인 것 같은데.. 미국은 왜 그럴까요? 우선 화웨이는 5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5G 기술력이 서방 국가들보다 크게 앞서요. 그러니 미국이 ‘5G 전쟁’에서 중국을 이기려면 화웨이를 잡아야 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단순한 기술 싸움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은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이용해 중국 정부의 스파이 노릇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정보가 샌다는 겁니다. 실제로 작년에 화웨이 직원들이 10여 년 간 중국 인민해방군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웨이 뒤에 중국 군부가 있다”라는 게 기정사실화됐어요.

“did well” vs “대가 따른다”

  • 미국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중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를 두고 “대서양 연안국의 안보를 비롯해 시민들의 사생활과 국가안보, 자유 세계의 가치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말했어요.
  • 중국은 당연히 화가 났겠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이 타당한 이유 없이 중국 기업을 차별하고, 배제해 자유무역·시장경제 원칙을 위반했다”면서 “모든 결정과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며 엄포를 놓았어요.
  • 반면 화웨이는 꽤나 절박하게 매달리는 중인데요. 그들에겐 ‘유럽 공략의 전초 기지’가 영국이거든요. 그러면서도 “영국의 디지털 격차가 심화되고 통신비가 증가될 것”이라며 기술로 협박을 하기도 했어요.

그럼 대체재는?

화웨이가 퇴출되기 만을 기다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요. 유럽에서는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 있고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NEC까지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