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할까요? 말까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국회의원 모두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수술실에 CCTV를 달자는 법안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지금 국회에는 수술실 CCTV를 의무화하는 ‘권대희법’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권대희씨는 성형수술을 받다 숨진 환자입니다. 수술실 안에서 마취된 환자를 성추행하거나, 심지어 외부 의사가 수술하는 등 ‘유령 수술’까지. 많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의사협회 등에서는 “우리를 잠재적으로 범죄자 취급하는 거냐?”라며 반발하고 있어요.

✔️ 키워드 :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료사고 방지 

“불신의 벽 높다”

이 지사는 편지에서 “대리 수술 등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환자와 병원 간 불신의 벽이 매우 높다”라고 밝혔어요. 경기도는 재작년부터 도내 안성병원을 시작으로 수원, 파주, 의정부 등 6개 공공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했습니다. 지금 경기도는 공공병원에 이어 민간병원에도 CCTV를 설치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경기도가 이에 가장 앞서서고 있고 전라북도도 뒤따라 시행하고 있어요.

CCTV 이미 있잖아?

물론 많은 병원에서도 수술하는 장면을 녹화하고 있어요. 문제는 대부분이 진료 부작용이나 기타의료 관련 소송이 벌어질 때를 대비한 방어를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거죠. 병원 측에서는 소송 등에서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만 이 영상자료를 내놓고 있어요. ‘권대희법’은 공개적으로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것이지요.

권대희 사건

2016년 권대희 씨는 서초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턱 수술을 받다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숨졌습니다. 당시 영상을 보니, 집도의가 수술 1시간 만에 보조 의사에게 수술을 넘깁니다.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의사에게 말이죠. 보조 의사의 서투른 수술로 권 씨는 결국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병원에서 전문의가 아닌 외부 일반의 등에게 대리 수술을 맡기는 것을 이른바 ‘유령수술’이라고 해요. ‘유령수술’로 숨진 사람이 수백 명에 이른다는 말도 나와요.

수술 성추행도

재작년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마취 상태 30대 여성 환자를 성희롱하다발각된 일이 있었어요. 피해 여성은 마취제가 무서워 수술 장면을 몰래 녹음했는데요. 의사와 간호사는 수술하면서 “정말 가슴이 하나도 없다”, “결혼했을까? ㅇㅇㅇ같은 남자친구 있으면 끝나는데, 젊고 힘 좋고 밤마다…” 등의 말을 주고받았어요.

 의사들 수술에 집중

의료계는 논란이 되는 의료사고가 극히 드물다고 주장합니다. 되레 CCTV로 의사들을 감시하면, 불신받는다고 느끼게 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높인다고 해요. 환자들도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녹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해요. 무엇보다도 자신들을 감시하고 범죄를 방지한다는 법안 취지가 기분 나쁘다는 거지요.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