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 한편인데 누가 누구를…”

고 박원순 시장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비서 측은 22일 2번째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서울시도 가해 당사자가 될 수 있으니 서울시의 협동조사단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어요. 피해자가 4년이나 당한 고충을 20명의 선배나 동료들에게 호소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았다고 해요. 돌아온 건 남은 공무원 생활을 생각하라는 식의 어이없는 충고와 싸늘한 외면뿐이었다고 합니다.

✔️ 키워드 :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기자회견

예뻐서 그런 거다?

피해자는 인사담당자에게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았어요. 동료들한테도 박 시장이  보낸 자신의 속옷 차림 사진이 첨부된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했고요. 무려 20명에게요. 그런데 ‘예뻐서 그랬을 거다’,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줄 게 돌아오라’는 등의 반응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변호인은 이렇게 알면서도 넘어가려는 직원들의 행동이 결국 끔찍한 범행을 지속하게 했다며, 방조나 마찬가지인 범죄라고 주장했어요.  

“서울시는 책임 주체”

자체 합동조사단을 꾸리려는 서울시는 그동안 피해자 측에게 참여하라 4차례나 요청했어요. 시 공무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됐고요. 그러나 피해자는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완전히 선을 그었어요. 조사가 끝나도 계속 서울시 소속으로 근무하게 될 직원들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줄지’ 의문이 든다는 거지요. 대신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2차 기자회견장에도 나오지 않은 피해자는 편지로 자신의 심정을 나타냈는데요. 그래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가 난다는 겁니다.

  • 피해자 입장문
    ”증거로 제출했다가 일주일 만에 돌려받은 휴대폰에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힘이 되어줄게’라는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직 낯설고 미숙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내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장이 어떻게 알았어?

피해자의 고소 사실이 박 시장 측에 유출된 사실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시장이 관련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었을 거니까요. 고소 사실이 힘 가진 자들에게 먼저 공유되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냐는 겁니다.

증거 영장 기각 

박 시장의 죽음과 성추행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폰과 서울시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경찰이 주장하고 있는 피의자들의 범죄 혐의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는데요. 피해자 측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