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 ‘리얼 계좌’ 시대

혹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안 쓰는 분 있으신가요? 특히 2030세대라면 이 중 하나라도 안 써본 분들은 없으실 텐데요. 이제 이들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간편결제 시스템도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진짜 네이버로 계좌도 만들어, 플랫폼 내에서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요. 26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고 3분기 중 개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어요.

✔️ 키워드 : 디지털금융, 빅테크, 간편결제, 테크핀

 

돈 없어도 ‘톡’으로 구매한다

지금까지는 ㅇㅇ페이에 충전 잔액이 없으면 결제를 할 수 없고, 선불 충전 한도도 200만 원으로 제한됐는데요. 금융당국은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로 했어요.

∙ 후불 결제, 최대 30만 원: 만약 ㅇㅇ페이 계좌를 갖고 있는 경우 30만 원까지는 신용거래가 돼요. 물건을 살 때 ㅇㅇ페이가 부족한 돈을 미리 내주고, 이용자는 결제일이 되면 갚는 거죠. 액수에 제한은 있지만 사실상 신용카드 역할을 합니다. 단, 이자가 발생하는 현금 서비스∙ 리볼빙∙ 할부 서비스는 금지됩니다.

∙ 선불 충전, 200만→500만 원: 충전 한도가 500만 원까지 늘어나면서 가전, 여행 상품 등 비싼 상품도 이제 편하게 살 수 있게 됐어요.

 

우리도 이제 ‘테크핀*’ 키운다

이번 전자금융거래법,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전면 개편된 건데요.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과 같은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자는 겁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제도도 도입됐어요.

∙ 사실상 은행: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와 신용카드사가 직접 계좌를 발급하고 관리할 수 있어요(종합지급결제사업자). 또 이를 급여통장으로 이용하거나 카드 대금∙공과금도 납부할 수 있는데요. 이자 지급, 대출 업무만 제외될 뿐, 사실상 은행이 된 것이죠.

∙ 초간단 이체: 지금은 간편결제를 이용할 때 고객, 고객의 거래은행, 상점, 상점의 거래은행과 핀테크 업체 등이 복잡한 중개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젠 고객 거래은행에서 상점 거래은행으로 ‘지급 지시’만 전달해 이체를 간단하게 끝낼 수 있어요(마이페이먼트). 이체 절차가 단순해지면서, 소비자는 그만큼 수수료를 적게 내는 이점도 있어요.

* 테크핀? 핀테크?: 테크핀(TechFin)은 핀테크(FinTech)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 핀테크는 기존 금융사가 IT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내놓는 것, 반대로 테크핀은 IT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의미해요. 모바일 뱅킹이 핀테크라면, 카카오페이나 토스는 테크핀이라고 할 수 있죠.

 

 빅테크 너무 잘나가는 거 아냐?

‘그래, 빅테크에서 금융업까지 하면 우리(소비자)야 편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토스 부정결제 사고처럼 계좌에서 갑자기 돈 빠져나가는 거 아닌가, 아예 기업이 망해버리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실 텐데요. 금융당국에서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1) 보호하세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선불 충전금은 외부(은행 등)에 안전자산으로 예치∙신탁하거나 지급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에요. 또 전자금융업자가 망하더라도 이용자 자금을 다른 채권보다 먼저 돌려받을 수 있어요.

2) 책임지세요: 지금까지는 공인인증서∙보안카드 등의 위∙변조, 해킹 등 특정한 기술 사고에 대해서만 책임을 졌는데요. 앞으로 개인정보 도용에 따른 부정 결제도 책임져야 해요. 이용자가 거래를 허용했는지도 이용자가 아닌 금융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3) 감독하겠어요: 그동안 카카오, 네이버 모두 금융그룹 통합 감독대상*이 아니었어요. 지급결제사인 카카오페이의 경우 증권업과 보험업을 하면서 교묘하게 피해갔죠. 하지만 지급결제업을 금융사업에 포함할 경우, 카카오와 네이버는 금융그룹 통합 감독 대상이 됩니다.

*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이 상호 출자,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부실을 금융계열사로 전이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 7월 도입되었어요. 금융계열사 2곳 이상을 보유하고 금융자산이 5조 원 이상인 그룹이 해당하는데,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곳이 포함돼요.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