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뚫린 경계선, 헤엄쳐 넘어갔다

철통같아야 할 대 북한 경계선이 또 어이없이 뚫렸어요. 3년 전 북한을 탈출한 김 모(24)씨가 강화도에서 한강을 헤엄쳐 다시 북한 개성으로 넘어간 건데요. 북한이 이 사실을 보도하기 전까지 우리 군과 경찰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김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결정적인 제보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어요. 북한은 김씨가 코로나 19 감염이 의심된다며 개성시를 봉쇄했습니다.

✔️ 키워드 : 탈북민, 남북한 경계선, 강화도

강화도 일대에서 월북

군 당국은 26일 탈북민이 되돌아왔다는 북한 발표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김씨의 동선을 조사해보니 강화도 북쪽 일대에 있는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휴전선을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고요. 그 부근에서 소지품이 담긴 가방도 발견됐습니다. 철책에는 경계 장비가 설치돼 있어 접촉 시 경보음이 울리지만, 하단에 있는 배수로의 경우 그렇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감시망을 피해 북한으로 헤엄쳐 간 것으로 추정돼요.

군 경계 뚫고

강화도 등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거리가 1.3~2.5km에 불과해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에요. 그런 만큼 우리 군은 이중 철책을 치고 CCTV와 열상 관측 장비(TOD) 등을 설치하는 등 경계를 더 삼엄하게 하고 있는 곳인데요. 그곳이 또 뚫린 겁니다.

경찰 제보받고도

개성에 살던 김씨는 2017년에 북한을 탈출했고 가족은 아직 개성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김씨는 한국에서 전문대학을 다니다 돈을 번다며 중퇴했고요. 최근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 김씨를 알고 지낸다는 사람이 19일 김씨의 담당 경찰관에게 “달러를 바꿨다.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한 뒤 강화도 교동도로 넘어갔다”라는 제보를 했는데요. 그럼에도 김씨를 놓친 것은 경찰의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담당 경찰관은 최근 한 달 동안 김씨에게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요.

과거 유튜브에 출연한 적도

김씨는 과거 탈북민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에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해당 영상에서 김씨는 2017년 6월 교동대교로 넘어올 때의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어요. 한편 김씨의 월북 소식을 뉴스로 본 해당 유튜버는 생방송을 통해 “(김씨가) 전자발찌를 차는 게 싫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북으로 돌아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확산, 남한 탓?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비루스(코로나19) 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귀향했다”고 전했어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곧바로 개성시를 봉쇄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고요. 북한은 그동안 철저한 방역으로 환자 한 명 없는 코로나 청정 지역이라고 주장해 왔어요. 그런데 김씨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우리 방역 당국은 김씨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표했어요. 전문가들은 북한도 사실 코로나 19 확산이 심각했지만 이를 쉬쉬하다가, 김씨의 탈북을 이용해 코로나19 전염을 남한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