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 힘 좀 빼갈게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뺏어가는 검찰 개혁안이 나왔습니다. 27일 법무부 산하에 있는 검찰개혁위원회(개혁위)가 내놓은 안인데요. 수사지휘권을 각 고검장에게 나눠주고, 법무부 장관이 이를 지휘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윤석열 총장을 타깃으로 한 추미애 장관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총장을 무늬만 총장으로 만든다고 우려하는데요. 검찰이 앞으로 독립적으로 수사하기도,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기도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 키워드 : 검찰개혁위원회, 총장 권력 분산, 법무부・검찰

집중된 힘, 분산돼야

검찰은 상명하복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다. ‘검사동일체 원칙’이라고 하죠? 그 꼭대기엔 검찰 총장이 있습니다. 이 형태를 바꾸겠다는 겁니다. 개혁위는 “검찰 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은 반드시 분산돼야 하고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는 필수”라고 밝혔어요. 또 총장이 수사를 지휘하면서 발생하는 표적 수사나 과잉 수사 등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뭐가 어떻게 바뀌는 거야?

이번에 바꾸겠다는 사항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총장의 수사 지휘권 폐지 : 구체적 사건을 지휘하는 총장의 권한을 폐지하고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에 있는 각 고등법원 검사장들에게 지휘권을 나눕니다.
  2. 검찰 수사 정치적 중립 보장 : 고검장이 지휘권을 가지면, 장관도 지휘를 총장이 아닌 고검장에게 해야겠죠? 대신 장관이 고검장에게 뭔가를 지시할 땐 직접 보기에 앞서 서면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게 합니다. 거기에 장관이 특정 사건에 대해 불기소 지휘하는 것도 금지했습니다.
  3. 인사 논의는 검찰인사위원회 : 총장은 장관과 검사의 승진・배치를 직접 논의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앞으로 총장이 해당 사안에 대해 자기 생각이 있어도 바로 말하지 못합니다. ‘검찰인사위원회’에 의견을 서면으로 먼저 제출해야 해요.
  4. 다양한 출신의 검찰 총장 : 지금까지 ‘검찰 총장 = 남성 현직 검사’로 여겨졌어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겁니다. 15년 동안 법조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면 판사, 변호사, 여성 그리고 대학 조교수까지 골고루 총장이 될 수 있도록 바꾸자고 해요.

분산이 아니라, 몰빵 아님?

법조계는 이런 내용의 개혁안에 물음표를 남깁니다. 검찰 총장의 권한이 나뉜 게 아니라 오히려 장관에게 몰아준 게 아니냐는 거예요. 앞으로 장관이 고검장을 직접 지휘하다 보면, 차기 총장이 될 수도 있는 고검장들이 장관 눈치를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냐고 우려합니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이 총장을 거쳐야만 지휘・감독이 가능하게 한 이유는, 총장 임기가 2년 보장돼 있어 인사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권력형 비리 수사를 할 때 외풍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