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인가? 아닌가?

한 남성이 위안부 소녀에게 무릎 꿇고 절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동상 ‘영원한 속죄’. 강원도 평창의 한 민간식물원인 한국자생식물관 마당에 세워졌는데요. 동상이 일본 아베 총리와 닮았다고 한국의 한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일본이 발칵 뒤집혔는데요. 자기 나라 수상을 모독했다는 것이죠. 29일 아침 일본의 대부분의 언론이 일제히 비난하는 기사를 실었어요. 식물원 측은 예정된 제막식을 취소는 하겠지만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고요. 우리나라 인터넷상에서도 ‘속이 시원하다’라는 의견과 ‘외교적 결례는 맞다’는 반응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 키워드 : 위안부・아베, 영원한 속죄, 찬반논란

일본예의가 없네

일본 관방장관은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국제 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고요. 도쿄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입을 빌려 “총리뿐만 아니라 일본이 모욕당한 것과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어요. 대표적인 우익 언론인 산케이 신문도 악화된 두 나라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모두가 한국을 지독한 나라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어요.

정부와는 무관합니다

우리 외교부도 28일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부와 무관하게 민간 식물원이 주최하려 했던 행사이기에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습니다. 다만 “정부로서는 외국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한 국제 예양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개인 창작물일 뿐 오해하지 말자

한국자생식물원은 다음 달부터 이 동상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겠다고 했는데요. 동상은 식물원의 김창렬 원장이 사비를 들여 만들었어요. 김 원장은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동상의 남성이 아베가 맞냐는 질문에 “그게 아베였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누구라고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사죄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완전 사이다 vs 선 넘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 동상에 우호적인 측은 “저게 아베라는 생각 자체가 일본이 찔리는 게 있는 거 아닌가?”라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입니다. 일제가 한 악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번 일로 우리 국민이 위안부 일로 여전히 분노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해요.
  • 한 커뮤니티에는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게 목적이라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듯 눈살을 찌푸린 네티즌도 있습니다. 아무리 개인만의 표현이라고 해도 국가 지도자를 무릎 꿇리는 건 한일 모두를 감정적으로 만든다는 거죠.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죄를 위한 의미 있는 대화를 끌어내는 방법이 뭘지 고민해보자”라는 댓글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습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