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한국, 각 나오는 레벨업

우리나라가 장거리 로켓을 개발하는데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연료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28일 한국과 미국이 미사일 지침을 바꾸기로 합의를 봤는데요. 고체연료는 액체에 비해 비용이 덜 들고 발사체의 이동과 발사 준비도 한결 수월해요. 이에 우리 군의 독자적 미사일 능력이 강화되고, 기존 액체연료로는 쉽지 않았던 저궤도 군사 정찰위성 발사도 가능해졌어요. 이젠 한반도 상공을 일명 ‘unblinking eye(깜박이지 않는 눈)’로 24시간 지켜볼 수 있게 됐습니다.

✔️ 키워드 :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안보 주권 확보

액체, 당신 단점 너무 많았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한미 미사일 지침에 묶여 액체연료를 이용한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해 왔어요. 하지만 액체연료는 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있어 너무 단점이 많아요.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엔진이 부식될 우려가 커 장시간 대기를 할 수가 없어요. 고체연료에 비해 값도 10배나 비쌉니다. 따라서 한국의 군사용 정찰위성 개발 속도는 더뎠고 군사 정보력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었어요.

고체연료를 쓰면 뭐가 달라져?

  • 군사용 정찰위성 : 이제 상공 500~2000km의 낮은 궤도로 군사용 정찰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됐어요. 대형 위성체를 쏘기 위해서는 주로 로켓 4개를 묶고 동시에 점화를 시켜야 하는데, 기존 액체연료로 만든 모터로는 이런 고난도 기술을 실행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대북 정찰위성 정보도 주로 미국에 의존해왔습니다.
  •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 우주발사체와 군사용 탄도미사일은 핵심 기술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여건만 된다면 고체연료가 군사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요. 물론 아직 사거리 지침은 800km 이하로 묶여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그 이상의 사거리가 가능한 미사일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로켓 앞머리 부분에 위성을 실으면 우주발사체로, 폭탄을 실으면 미사일로 구분해요.

근데 왜 갑자기 허용?

그동안 미국은 고체연료의 특성상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한국 측 미사일 지침 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이젠 미국도 한국군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거죠. 최근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중국을 향한 충분한 압박도 될 수 있겠죠?

“사거리 800㎞ 이상도 협의 가능”

한미 미사일 지침은 우리나라의 미사일 개발을 제약하기 위해 1979년에 체결됐어요. 그동안 세 차례 개정 끝에 탄도 중량은 제한이 없어졌지만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아직 800km*까지로 한정돼있어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언제든 미국과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사거리 800㎞ 미사일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800㎞ 이상의 미사일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도달할 수 있어요.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