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헬륨이야? 우린 희토류야

중국이 헬륨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어요. 헬륨은 컴퓨터 칩과 로켓 연료 등에 쓰이는 물질인데요.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 치명적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미리 대비하려는 겁니다. 미국도 최근 첨단산업 필수 원료인 희토류 확보에 애쓰고 있는데요. 희토류 최대 생산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에요.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힘 싸움은 ‘헬륨 vs 희토류’ 자원 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네요.

✔️ 키워드 : 헬륨, 희토류, 미중 갈등, 자원 전쟁

 

“경제성 충분”

28일 홍콩의 한 신문은 중국이 최초로 지난주 북서부 닝샤 예츠현의 한 공장에서 혤륨 제조 시설을 가동했다고 보도했어요. 중국은 한해 4300톤 이상의 헬륨을 사용하는데 이 공장에서 나오는 액체 헬륨은 20톤에 불과해요. 하지만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면서 공장을 여러 개 지을 뜻도 밝혔어요. 그렇지만 완전히 자급자족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린다고.

 

헬륨이 뭐길래?

헬륨, 벌칙으로 목소리 변조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닙니다. MRI, 자동차 에어백 외에도 로켓을 쏘아 올리거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데요.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을 목표로 하고, 또 반도체 산업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엔 헬륨의 안정적인 공급이 더더욱 필수겠죠. 하지만 미국이 전 세계 헬륨 매장량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최대 생산국이고, 중국에서 사용되는 헬륨 대부분 미국이나 미국 소유의 제3국 공장에서 공급받고 있어 문제였어요.

 

미국: “우리도 희토류 있거든”

미국은 희토류 수입량의 80%를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는데요. 역시나 자체 생산하지 않으면 중국에 치명적인 발목이 잡힐까 우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미 국방부에서 호주 희토류 업체에 자금을 지원해, 내년 중반까지 텍사스주에 처리공장을 설립할 계획이고요. 앞서 올해 초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에도 희토류 처리공장 건설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어요.

 

희토류는 또 무엇?

말 그대로 ‘희귀한 흙(rare earth)’에서 나오는 17개의 원소를 일컫는 희토류. 사실 그렇게 희귀하지는 않고 중국이나 남아공, 호주 등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요. 생산 비용도 비싸고 환경파괴가 심각해 미국 같은 선진국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웠어요. 하지만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칭만큼, 희토류가 없으면 반도체는 물론, 휴대전화나 전기차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중국이 외교활동 시 불리할 때마다 써먹곤 했죠*.

* 외교 만능키(?) 희토류: 8년 전 일본과 중국 간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이 있었을 때 중국이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자 일본이 3일만에 백기를 들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는 문제없나?

우리나라는 현재 희토류나 헬륨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데요. 안 그래도 비싸져서 문제인데, 자원 전쟁까지 일어나면 반도체나 배터리 등 주력 산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요. 사실 희토류의 경우 우리나라에도 강원도 일대에 일부 존재하긴 해요. 하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할 만큼은 아니라 북한이나 베트남 희토류 광산 개발에 참여하기도 하고, 희토류를 비축하겠다고 군산에 기지를 만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후 한발도 못 나가고 있어 문제. 자원 수급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만큼,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