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말 떨고 있나?

“선거를 미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트윗이 워싱턴 정가를 뒤집어 놨습니다. 그리고는 9시간 만에 “선거 연기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을 바꿈으로써 이 소란은 반나절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인데요. 트럼프는 선거 연기를 언급한 이유로 ”(코로나19 사태로 확대될) 우편 선거를 믿을 수 없다”라고 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지율도 떨어지고 경제도 최악인 상황에서,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트럼프가 겁먹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 키워드 : 트럼프, 미국 대선, 우편투표, 바이든

 

9시간 만에 ‘왔다 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보편적인 우편투표 도입으로 2020은 역사상 가장 오류가 있고 사기 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룬다???”라고 했어요. 비록 의문문이기는 하지만 분명하게 선거 연기를 언급한 거예요.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9시간 후에 “대선 연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우편투표는 문제”라고 발을 뺐습니다.

 

우편 선거가 어때서?

올해 미국 대선은 코로나 사태로 투표소에 나가 투표하는 대신 우편으로 하는 선거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여요. 그러면 투표 참여가 비교적 저조하던 젊은이나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투표율이 높아져 공화당에 불리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 입장에선 가뜩이나 상대 후보인 바이든에게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데 우편투표가 확대되면 더욱 불리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편 선거를 맹비난하고 있어요.

 

‘친정’ 공화도 화들짝

  • 공화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매코널 의원은 “연방 선거 역사상 선거를 미룬 적이 없다”고 했고요. 척 그레슬리 상원의원도 “이 나라의 한 개인이 뭐라고 말하는지 중요하지 않다”라며 선거 연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선거일 결정 권한은 의회에 있다”라고 했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도널드 트럼프는 겁에 질려 있다. 그는 조 바이든에게 질 것을 알고 있다고”고 쏘아붙였어요.

 

선거 연기 가능은 한가?

4년마다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 날짜는 연방법에 따라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날로 고정되어있어요. 올해는 그날이 11월 3일이고요. 또 수정헌법 20조는 새 대통령의 임시 시작일을 1월 20일로 못 박고 있는데요. 선거 날을 연기하려면 의회의 하원과 상원 모두가 승인해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부터 통과하기 어려워 대선 연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요.

 

그런데 트럼프는 왜?

트럼프는 최근 잇따른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게 8%p에서 10%p 차이로 계속 지고 있어요. 격차는 점점 늘고 있고요. 또 코로나19 사태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게다가 이날 발표된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3%나 되어 2차 대전 이후의 최악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결국 트럼프는 비록 우편 선거를 비난하긴 했지만 사실상 선거 결과에 자신할 수 없었던 거죠. 한편 트럼프가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밑밥’ 까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트럼프, 정말 떨고 있는 걸까요.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