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영화보다 더 참혹하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저녁 6시, 세상의 종말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폭발이 두 차례나 이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최소 100명 이상이 죽고 4천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다쳤습니다. 베이루트 시내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었고요. 폭발 소리는 270km나 떨어진 곳까지 들렸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일단 폭발 장소 근처 항구에 있던 ‘질산암모늄’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외부 폭탄이 터진 것 같다고 말하며 계획된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 키워드 :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사고, 테러

핵폭탄이 터진 같았어요

폭발 순간이 담긴 영상을 살펴보면 처음 항구의 한 창구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났는데, 그때까진 평범한 화재 같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연기가 회색에서 검붉은 색으로 바뀌더니 엄청난 굉음과 함께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어요. 원자폭탄이 터진 마냥 버섯 모양 구름이 만들어졌고, 그 충격으로 폭발 장소에서 10km까지 쑥대밭이 됐습니다. 불을 끄던 10명의 소방관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요. 피투성이가 된 시민들이 울부짖는 등 끔찍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당시 현장 (출처 : 레바논 시민 SNS)

6년째 방치된 폭발물질

레바논 정부는 일단 한 장소에 6년 동안이나 방치됐던 무려 2700여 톤의 ‘질산암모늄’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업용 비료인 이 물질은 화약 등 무기를 만드는 기본 원료로도 쓰이는데요. 공기 중엔 안전하지만 불과 접촉하면 강하게 폭발합니다. 레바논 미셸 아운 대통령은 2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일 안에 원인을 찾아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의도된 테러 가능성은?

  • 계획된 공격? :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발이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는데요.  미군 장성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장성들도 단순한 공장 폭발이 아닌, 누군가의 의도에 의한 폭탄 공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방화가 잦은 레바논? : 레바논은 최근 코로나 19 등으로 시민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어요. 이 때문에 최근까지도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많은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와 은행 방화 등 격렬한 투쟁이 잦았는데요. 이번 폭발이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보는 말도 나옵니다.
  • 자주 다툰 이스라엘? :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국경이 서로 맞닿아 있는데요. 사이가 좋지 않던 이스라엘이 폭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폭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인도적인 지원과 의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한국인 피해는 아직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베이루트 폭발 현장에서 7.3km 떨어진 곳에 한국 대사관이 위치하는데 폭발 충격으로 유리창이 깨졌다고 해요. 베이루트에는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 270명의 동명부대 소속 군인과 140여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