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은 질병인가요?

스토리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게임산업협회·단체 9곳이 27일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안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제72차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는데요. 정부의 “과도한 게임 사용의 부작용을 예방, 치료하는 정책 근거 마련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에 따라 보건복지부도 진단 기준을 마련하는 등 준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 정부 내에서도 충돌이 예상됩니다.

게임중독이 질병이 되면…

WHO는 실생활에서 사망, 건강 위협의 주요 원인이 되는 새로운 현상들이 질병 분류 기준에 빠져있다고 보고 지난해 ICD-11 최종안을 완성했습니다. 게임중독이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거죠. 게임중독에 질병코드 ‘6C51’가 부여되면 WHO에 가입된 각국의 보건당국은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고, 정부는 질병 예방과 치료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게임중독과 관련한 조사와 연구가 더 필요하고, 통계청의 5년 주기 개정 시점인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최소 2026년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중독 판단 기준: 게임 통제 능력이 손상되고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런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는 게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게임중독 판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12개월 이전에도 가능하고요.

복지부 “기준 마련 필요” vs 문체부 “섣부른 판단”

문체부는 게임중독 질병 분류를 이미 수용하기로 한 복지부가 주도하는 정책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 문체부: “과학적 근거 없이 게임중독 질병코드를 국내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게 문체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HO에도 이의를 제기할 방침입니다. 문화·예술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아동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게임 업계도 “게임을 규제하는 다양한 법안이 다시 발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복지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더라도 진단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면, 모호한 기준 때문에 단순히 게임 시간이 긴 사람을 중독으로 보는 오해와 불편함 등을 해소할 수 있어, 되려 게임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도 이미 게임중독은 사회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니 WHO의 질병 분류에 따라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적극적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