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카레오’ 맞짱 토론, 진짜 승자는?

스토리

정치권을 대표하는 프로 입담꾼들이죠.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어제(3일) 각자의 유튜브 채널 합동방송인 ‘홍카레오’에서 토론 배틀을 벌였는데, 영상 조회 수가 110만을 넘겼습니다. 두 사람은 보수‧진보, 한반도 안보 등 10가지 주제에 대해 160여 분간 대담을 가졌고 언제나 그랬듯 대부분 주제에서 평행선만 달렸는데요. 별다를 것 없는 정치권 토론에 웬일인지 시청자들의 반응이 꽤나 긍정적이라 둘 다 ‘윈윈’한 토론이었단 평가가 나옵니다. 왜 그런 걸까요?

토론 내용, 핵심만 살펴보면…

두 사람은 각각 키워드 5개를 제시하며 질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안보, 경제, 패스트트랙 이슈엔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노동 개혁에 유연성을 둬야 한다는 것과 야권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공감했습니다.

  • 한반도 안보: 홍 전 대표가 먼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 같나?” 라며 화두를 던졌는데요. 유 이사장이 “체제 안정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되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자, 홍 전 대표는 “핵을 포기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패스트트랙: 홍 전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가 아니다, 바른미래당은 위선정당”이라고 비판하자 유 이사장은 거대 양당 독식의 문제점을 피력하면서 한국당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또, 공수처와 관련해서 홍 전 대표는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만 확보해주면 되는데, 검찰을 충견처럼 부리다 그 위에 권력 기관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민생 경제: 서민 경제가 얼어 붙었다며 개탄하는 홍 전 대표를 향해 유 이사장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가시적 효과를 거두려면 더 과감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늘어나는 국가 부채는 서로 전 정권에 책임을 전가하기 바빴습니다.
  • 정계 복귀: 두 사람은 향후 거취를 놓고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설에 대해 “내 보기에는 100% 돌아온다”고 말했는데요. 유 이사장이 “절대 그런 일 없다”며 못을 박자 홍 전 대표는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고 받아쳐 두 사람 모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예상대로 정계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고요.
폭발적 반응, 왜?

두 사람은 토론 당일 늦은 밤 각자의 유튜브 채널에 토론 풀영상을 올렸는데요. 영상 조회 수는 구독자가 더 많은 유 이사장이 앞섰지만, 댓글 수는 홍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중요한 건 두 채널의 영상 조회 수가 모두 합쳐 110만을 넘었단 건데요.

이처럼 이번 토론이 대중의 살가운 시선을 받은 건, 두 사람이 서로의 입장을 억지로라도 들어보려 노력하면서 대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토론 중 고성이 오가거나 인상이 험악해지는 일도 없었습니다. 토론의 첫 키워드로 유 이사장이 던진 보수와 진보의 가치에 대해 홍 전 대표가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핵심 가치는 ‘평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양립돼야 한다”고 말하자, 유 이사장은 존경하는 말씀이라며 격하게 공감했는데요. 정치인이라면 물어뜯는 모습만 보던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토론을 보며 잊고 지내던 한국 정치의 희망을 다시 꿈꾸게 된 건 아닐까요.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