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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덕이는 美 남부 경제

스토리

미국 남부는 미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개발이 덜 된 지역으로서 지난 한 세기 동안 고전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미국의 북부 지역과 서부 지역의 경제 수준을 어느 정도 따라잡았는데요. 하지만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부 지역이 다시 경제적 고전의 늪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남부 지역이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상승률과 노동인구비율,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한 겁니다.

남부 경제 수준 어떻길래?

켄트대학교 경제학 교수 알렉스 클라인과 WSJ이 재구성한 역사적 자료에 따르면, 1940년대 당시 남부 주들의 소득 수준은 미국 평균의 66.3%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부 지역의 평균 소득은 미국 평균을 꾸준히 따라잡았고, 2009년에만 해도 88.9%에 달하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수치는 2017년 다시 85.9%로 내려갔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북동부 지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심해져, 2009년에는 북동부 지역 평균 소득의 79.1% 수준이었던 남부 평균 소득은 현재 71.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유는?

남부 지역이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가난했던 이유는 남부 경제가 농업에 과도하게 의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남부 주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제조업 공장들을 유치하려 했고, 이를 위해 세금을 낮추고 노동권법 통과를 통해 노동조합들의 기세를 꺾었는데요. 덕분에 수많은 공장들이 남부로 몰려들어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1980년대가 되자 세계화와 자동화 바람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상황은 역전됐습니다. 낮은 세금과 낮은 임금으로 공장들을 유치하려 했던 전략이 결국엔 남부 주들을 제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만들었고, 공장들이 해외로 떠나기 시작하자 남부 주들은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된 겁니다.

돌파구는 교육

경제학자들은 남부 주들이 다시 성장 가도에 오르려면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입 모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부에 좀 더 숙련된 노동력이 마련되면 고용주들도 따라올 거라는 논리인 건데요. 대학 교육을 받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부 지역의 고임금 화이트칼라 일자리 비율은 전체 노동인구의 8%밖에 안 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미시시피주립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앨런 베어필드는 남부 주들이 전통적으로 세금와 주 정부 지출을 낮게 유지하려고 해왔기 때문에 교육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 ‘숙제 격차’ 심각…그게 뭔데?

스토리

집에서 컴퓨터 사용이 불가능해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숙제 격차(homework gap)’ 문제가 아직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일(현지 시각) NBC방송은 미국 전역에 30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집에 컴퓨터와 인터넷 연결이 없어 학교 숙제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AP통신이 인구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학생의 17%가 가정용 컴퓨터 없이, 18%가 가정용 인터넷 연결 없이 숙제를 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원인은 ‘비용’

숙제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비용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2017년 교육부가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학령기 아동이 있는 가구 중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은 가구의 3분의 1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인터넷을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같은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 가구의 14%, 그리고 비대도시 지역 가구의 18%가 인터넷을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미시시피주 북부 일부 지역같이 인터넷 서비스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지역도 있어 논란입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제시카 로센워셀은 숙제 격차가 “정보 격차의 가장 잔인한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학구·지방 정부, 해결 나섰지만…

숙제 격차가 팽배한 지역의 학구와 지역 사회는 다양한 해결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학구는 통학버스에 인터넷을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인터넷 핫스팟을 대여해주기도 했고요. 많은 지역 사회들이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식당이나 카페 등의 목록을 만들어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학교 주차장이나 도서관에서 겨우 인터넷 신호를 잡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더 대담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간과할 문제 아니야

숙제 격차는 더 큰 불평등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집에 인터넷 설치가 돼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독해, 수학, 과학 등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숙제 격차의 당사자인 학생들은 소수인종이거나 저소득층이거나 부모의 학력 수준이 낮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의 숙제 격차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재니스 플레밍-버틀러는 거주민 대부분이 흑인인 하트포드의 노스앤드 지역에 숙제 격차 문제가 유독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불이익은 노예 시대에 흑인들이 책을 읽지 못했던 것의 부당함과 맞먹는다고 꼬집었습니다.

3. IT 공룡들, 반독점 조사에도 태평

스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IT 공룡’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정작 조사 대상이 된 IT 공룡들은 걱정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1일(현지 시각) 폴리티코는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IT업계 경영진들이 반독점 조사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는데요. 폴리티코는 “이런 태도는 회사 사업 모델에 대한 신뢰, 억지로 부린 허세, 혹은 규제론자들과 운동가들을 애초에 분노하게 만든 IT업계 특유의 자만심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누가 무슨 말 했길래?

코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 내부적으로 (반독점 조사에 대해) 그렇게 많이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와 제프 베조스 CEO를 비롯한 아마존 경영진이 반독점 조사에 대해 얘기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격화하고 있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에 대해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마찬가지로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도 유튜브가 구글로부터 해체될 수 있다는 세간의 논의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잘 해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더 많은 규제가 생길 거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IT 공룡 해체 가능성은 작다고 주장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IT업계 비평가들은 이러한 IT업계 경영진의 태도가 ‘허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반독점 규제를 주장하는 지방자립연구소(ILSR)의 스테이시 미첼은 “놀라운 것은 이들 기업들이 워싱턴DC에서 로비 자금을 엄청나게 뿌리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들의 말보다 행동을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는데요.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에만 로비 자금으로 2170만 달러를 사용, 2년 연속으로 미 기업 중 로비 자금을 가장 많이 쓴 기업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IT 공룡 규제, 산 넘어 산

하지만 IT 공룡들을 실제로 해체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폴리티코는 반독점 조사가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1970년대 이후 반독점 문제 관련 법원의 입장이 점차 보수화돼 기업 해체의 법적 기준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는데요. 미 법무부는 지난해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막으려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의회 내 여당과 야당의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에 2020년 대선 전 IT 공룡 규제를 위한 반독점 법안이 제정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김시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