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친서에 비핵화 없어”… 트럼프 “서둘지 않겠다”

스토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개인적이고 따뜻한 편지”라며 재차 극찬하면서도 ‘서두를 게 없다, 제재는 유지된다’는 단골 대북 메시지도 잊지 않고 챙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언론 CNN은 김 위원장의 서한에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보도했는데요. 우리 정부의 반색과 달리 이번 친서가 두 정상한테 모두 ‘대화의 끈 유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단 평가가 나옵니다.

CNN 보도

CNN은 친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친서에 어떤 만남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이는 북미 외교가 ‘막다른 길(dead end)’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시기상 이번 친서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계획됐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외교 ‘성공’을 홍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 입장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어제에 이어 또 다시 친서를 언급하면서 북미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북미가 접촉을 이어가고 있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우리는 실무 레벨에서 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무 협상으로 비핵화 논의부터 진전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북한은 무슨 생각?

하노이 회담 후 사실상 북미 대화가 멈춘 상태인 만큼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대화의 판을 깨진 않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톱다운 방식의 협상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실무 협상부터 하자는 미국과 어긋나는 포인트로 북미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단 목소리도 있는데요. 일각에선 과거 김 위원장의 친서가 두 차례나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된 점을 들어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비건의 움직임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과시하는 동안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한테 대북 현안을 보고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친서와 이희호 여사 조의 등 최근 북한의 행보가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비건의 대북 현안 보고는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 경과를 전한 3월 이후 처음입니다.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