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월급 대신 ‘회장님표’ 김치

스토리

총수 일가 회사에서 파는 김치와 와인을 계열사에 강제로 판매한 태광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그 금액이 무려 140억원이 넘는데, 계열사들은 직원들 집으로 월급 대신 김치를 배송하기도 하고, 사내 복지기금으로 회계 처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치는 시중의 일반 김치보다 3배 가까이 비쌌으며 심지어 위생도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과 태광산업, 19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22억원을 부과했습니다.

김치 강제 할당

태광의 19개 계열사는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티시스의 사업부인 휘슬링락CC로부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김치 512톤 95억5천만원 어치를 구입했습니다. 김치 단가는 배추와 알타리 구분 없이 10킬로그램에 19만원의 고가로 책정됐습니다. 각 계열사는 이를 받아 다시 부서별로 분배했고요.

계열사들은 이 김치를 직원 복리후생비나 판촉비 등으로 사들여 직원들에게 급여명목으로 택배를 통해 보냈습니다. 회사 손익에 구입 내역이 반영되지 않도록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김치 구매 포인트를 지급하고 사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김치만 살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명절 때는 와인 강매

계열사들은 또 이 전회장의 부인과 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 메르뱅으로부터 2014년부터 2년간 와인을 46억원어치나 구매해 준 것을 드러났습니다. 그룹 경영기획실이 직접 계열사에 명절 선물로 사도록 지시하기도 했고요. 계열사들은 보통 2병에 10만원 정도로 와인을 구입했는데 와인 가격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은 아예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총수 가족 떼돈 벌어

이렇게 총수 일가는 김치를 팔아 25억5천만원, 와인을 팔아 7억5천만원 등 모두 33억원 이상의 이득을 봤습니다. 영업 손실을 보던 이들 회사의 실적도 크게 좋아졌고요. 공정위는 “이런 수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앞으로 경영권 승계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보고 과징금등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