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박항서 매직’

스토리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아세안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박항서 감독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감사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거리에선 국부 호찌민 초상화와 박 감독의 초상화를 나란히 진열해 놓은 광경이 눈에 띄고요. ‘생큐 박항서’가 찍힌 각종 물건들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는데요. 베트남 현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박 감독에 애정 어린 열풍이 넘쳐납니다. 박 감독을 베트남 명예 대사로 하자는 국민 청원도 올라왔는데 호응이 뜨겁습니다.

쏟아지는 기부금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기업들의 기부금과 포상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자동차 업체는 대표팀에 20억동(9740만 원), 박 감독에 10만 달러를 주기도 했고요. 은행들도 대표팀에게 억대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최대 기업인 호앙아인 질라이 컴퍼니 회장은 “박 감독이 베트남에 남게 하고 싶다”며 얼마든지 감독의 연봉을 지원하겠다고 했어요.

대한민국도 ‘박항서’

우리나라에서도 박 감독에 대한 응원이 뜨겁습니다.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던 동남아시아 축구경기에 난데없는 관심이 쏟아지면서 지난 15일 열렸던 스즈키컵 결승전은 시청률이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같은 시간대의 드라마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봤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최고의 공헌을 했다며 박 감독을 베트남 명예 대사로 위촉하거나 국민 훈장을 줘야 한다는 청원도 계속 올라오고 있어요.

‘파파 리더십’

베트남에서는 박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어 좋은 성적을 이끌어 낸다고 보고 있어요. 선수들과 격식 없이 지내며 선수들을 자식같이 돌보는 박 감독의 지도 방식을 말하는데요. 스즈키컵 우승 직후 선수들이 박 감독의 인터뷰장에 난입해 물을 뿌리며 우승을 축하하자 박 감독이 웃으면서 선수들을 다독인 모습도 화제가 되고 있어요.

박 감독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돌린다. 베트남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나를 사랑해준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한국-베트남 관계 청신호

스즈키컵 우승 이후 김도현 주 베트남 대사는 “박 감독이 어느 외교관도 정치인도 기업도 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는데요. 박항서 감독은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에 도움이 돼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SNS를 통해 베트남의 승리를 축하하며 “양국이 더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언급했어요. 베트남은 문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아시아정책인 ‘신남방 정책’의 핵심 국가이기도 한데요. 박항서 열풍이 양국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