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119…구조요청을 장난 취급

스토리

한강에 투신한 20대 여성이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소방대원이 장난처럼 여기는 바람에 사흘 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신고 접수자는 장난 전화가 아니라고 거듭 말했지만 “수영하면서 전화하는 게 대단하다”며 비꼬기까지 했는데요. 소방당국이 출동해서도 수색을 허술하게 해 유족들은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다고 울분을 터트렸습니다.

통화 내용은?

지난해 11월 마포대교 근처에서 투신한 최 모씨는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최 씨가 숨을 몰아 쉬며 구조를 요청하는데도 대원은 장난 취급하며 “이렇게 지금 말을 잘할 수가 있나요?” “뛰어내린 거예요, 뛰어내릴 거예요?” 같은 질문만 반복했습니다.

대원의 태도에 신고자는 “장난 전화 아니에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는데요. 돌아오는 건 “좀 대단해서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한밤중에 한강에서 수영하시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까 대단해서”라는 말뿐이었습니다.

“무성의한 대처”

결국 구조대가 출동하긴 했지만 다리 근처를 2바퀴 정도 돌다가 20분 만에 수색을 끝냈습니다. 보통 물에 빠진 사람을 찾을 때는 최대한 오래 수색하고, 날이 밝고 나면 또 찾아보는데 그러지 않은 겁니다.

게다가 마포대교에 CCTV가 25개나 있는데도 소방당국은 최 씨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신고 5분 전에도 CCTV를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못 봤다는 겁니다. 결국 유가족이 민원을 제기하자 사건 한 달 뒤인 지난 12월 말에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유가족들은 뒤로 누워 생존 수영을 하고 있으라는 지시나 버티고 있으라는 등 119 구급대원 같은 조언이 없었다며 소방당국을 비판했는데요.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자의 태도가 성의가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신고자가 직접 전화를 거는 게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변명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