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2] 김정은 ‘열차 대장정’

스토리

베트남을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열차가 중국 내륙을 종단 중입니다. 김 위원장은 27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23일 오후 자신의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서 출발했는데요. 종착역인 베트남의 랑선성 동당역까지만 장장 4,500㎞로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에나 베트남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평소 ‘국제적 수준’과 ‘실용’을 강조해 온 김 위원장이 다섯 시간 남짓 걸리는 비행기 대신 사흘 가까이 걸리는 고난스러운 열차를 고집한 데는 김 위원장 나름의 특별한 메시지가 담겼기 때문입니다.

열차 행에 담긴 메시지가 뭔데?

    ① 대미 협상력 강화: 북미협상을 앞두고 중국이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음을 과시하려는 겁니다. 뒤에서 받쳐주는 중국이 있으니 아쉬울 게 없다는 건데,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쉽게 미국 요구를 들어주진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② 경제 모델 시찰: 경제 집중을 천명한 김 위원장이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특구를 직접 시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해 발전한 나라인데요. 현재는 농업·광업 등 1차 산업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 체계로 변하고 있어, 북한의 대표적인 경제 성장 모델로 꼽힙니다.

    ③ 역사적 연속성: 과거 두 차례나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리더십을 잇겠단 뜻으로 풀이됩니다.

    ④ 북중 관계 개선: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결과를 공유할 거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의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할 경우, 중국과 ‘전략적 소통’이 시급해지기 때문이죠.

    ⑤ 철도 연결의 꿈: 김 위원장의 열차 대장정은 동북아에서 동남아까지 철도 여행이 가능함을 보여줬는데요. 남북 간에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대내외적으로 철도 사업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좀 더 보태자면,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장갑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완벽한 업무 환경까지 갖춰 김 위원장의 ‘이동식 집무실’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베트남으로 가는 사흘 내내 정상회담에 관한 업무를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이 왜 비행기를 안 탔는지 알겠죠?

하노이까지 예상 경로는?

현재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중국의 베이징을 우회해 남하 중인데요. 24일 오후 1시께 중국 톈진(天津) – 허베이(河北)성 – 바오딩(保定)을 지나 스자좡(石家莊)을 통과하고, 25일 오전에 우한(武漢)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베트남과 중국의 접경 지역인 핑샹에 도착해 육로가 아닌 전용 열차로 국경을 넘을 것으로 보여요.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