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네수엘라 전국 곳곳에 정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7일, 23개 주중 15개 주가 어둠에 갇혔습니다. 전철과 신호등이 끊겨 시민들은 몇 시간씩 걸어서 퇴근했고, 도로도 마비됐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이번 정전 사태의 배후가 미국과 극우 세력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평소 베네수엘라에서 전력난 때문에 정전이 자주 발생함에도 이런 주장을 한 건, 미국 및 EU와 대립각을 더 날카롭게 세우고 있기 때문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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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어떤 일이 있었나?
마두로 정권은 현지시각으로 6일, 독일 크리너 대사를 내정간섭의 이유로 추방하고, 미국 기자 웨들을 연행했는데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4일 남미 순방 후 귀국했을 때, 크리너 대사가 그의 신변보호를 위해 공항에 직접 마중 나갔기 때문입니다. 또 웨들 기자는 베네수엘라 군부 내 반대세력에 취재하며 과이도의 귀국 사실을 보도했고요.
- 미국: 엘리엇 에이브람스 베네수엘라 담당특사는 ‘마두로 정권에 도움을 주는 금융 기관들에 대한 제재와 그 외 제제 망을 넓힐 것’ 이라고 미국 상원 부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경고한 바와 비슷한 맥락이죠.
- EU: 독일 외무장관은 “EU는 이미 최근 외무장관 회담에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제재? 글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며 마두로 정부를 압박했는데요. 더불어 군사 개입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도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두 나라의 무력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는 물론, 캐나다, 콜롬비아, 페루 등 미국과 입장을 함께하는 나라들도 미국의 군사 개입엔 반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도 나섰다
에르네스토 아라우조 브라질 외교 장관은 인도, 남아공, 중국, 러시아에 후안 과이도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아라우조 장관은 마두로 체제가 세계 최악의 독재정권이라고 하면서 다음 주 열리는 브릭스(BRICs) 회의에서 다른 회원국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군사적 개입이나 경제 압박 등 실질적인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어요.
박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