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北 ‘미국과 입장 차 더 커져’

스토리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미국은 모든 비핵화 의제를 한꺼번에 타결하는 ‘빅딜’을 북미 협상의 전략으로 노선을 회귀하는 분위기입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점진적 비핵화는 없다”며 북한에 일괄 타결을 요구하고 나선 건데요. 하노이 회담 이후 침묵을 유지하던 북한도 북미 간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선 단계적 해법이 불가피하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대화의 문만 열어놓았지, 북미 간 입장 차이는 오히려 하노이 회담 전보다 더 분명해진 겁니다.

북미 입장, 어떻게 다를까?

북한: 12일 여러 대남매체를 통해 ‘단계적 동시 행동’ 의사를 밝혔는데요. 애초 미국에 제안했던 “영변 폐기와 일부 제재 해제는 두 나라 사이의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며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재 해제 등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는 돌이킬 수 있지만, 자신들이 보유한 핵 무력은 한 번 폐기하면 되돌리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미국: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요구합니다. 이른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으로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해야 대북제재도 풀어줄 수 있다는 게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입니다.

  • 트럼프(2월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 시설 이외의 추가로 발견된 북한의 핵시설을 거론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
  • 볼턴(3월 10일): ‘빅딜’만을 고수하는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인데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뭘 하는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보고 있다”라며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비건(3월 11일):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영역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볼턴의 발언에 힘을 실었습니다. “영변 핵시설 같은 ‘부분적’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것은 북한이 미신고했거나 비핵화 대상에서 제외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데 보조금을 주는 꼴”이라고 전했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 외교는 여전히 활발하게 살아있다”라며 미국의 ‘빅딜’ 노선과는 별개로 북한과 대화는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는데요. 북한도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확고의 의지로 하노이 수뇌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라며 대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 다만, 미국의 강경한 대북 기조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로 대응할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온 북미협상의 토대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