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핵 가동…금지 물품도 거래”

스토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가 현지시간으로 12일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며, 대북제재 위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여전히 가동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 때문에 수출입이 금지된 물품도 공해상의 선박을 통해 밀거래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며 ‘빅딜’ 카드를 꺼내든 미국은 이 기세를 몰아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이려는 모양새입니다.

뭘, 어떻게 위반했다는 건데?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370여 쪽의 대북제재 위반 보고서 내용인데요. 안보리 15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고 공개됐습니다.

  • 핵·미사일 활동: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10월 두 달간 가동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대북제재위는 이 기간에 핵연료봉이 인출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추측이 맞는다면, 핵무기의 원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추출, 즉 재처리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라늄 광산이 있는 평산에서는 채광 진행도 포착됐다고 하네요. 
  • 금수품(수출입이 금지된 물품) 밀거래: 북한이 선박에서 선박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석유제품과 석탄을 밀수입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렇게 밀수입된 것만 연간 수입 상한선인 50만 배럴을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대북제재위는 수중 송유관이 확인된 평안남도 남포항이 불법 석유 수입의 허브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불법 무기 수출: 북한이 예멘, 리비아, 수단 등에 해외 중개업자를 두고, 이들 나라에 군사 장비를 비롯한 무기 판매를 시도했다고 대북제재위는 밝혔습니다.
  • 불법 해킹과 금융 활동: 북한이 사이버 해킹을 통해 약 6,500억 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인데요. 금융기관을 사이버 공격해 자금을 불법적으로 송금하고, 암호화폐 교환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금융 제재를 피해왔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일부 국가에서 폐쇄된 계좌의 자금을 북한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의 금융기관 계좌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전했습니다.

 합작 투자 형태로 북한과 협력관계를 맺고 제재를 어기고 있는 200개 이상의 회사에 대해 대북제재위는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미국 ‘나이스 타이밍!’

대북제재에 대한 압박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은 안보리 조사를 환영했는데요. 美 국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보고서는 시의에 맞고 적절하며 공정한 분석”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유엔 제재위반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회원국들이 제재를 위반 한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죠. 동시에 미국은 “모든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회원국들의 대북제재 동참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좀 더 보태자면…

안보리 보고서가 발표된 날, 하노이 회담 이후 뒷전에 물러나 있던 폼페이오 美 국무부 장관이 기다렸단 듯 대북 관련 메시지를 쏟아냈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말이야 쉽다(talk is cheap), 우리는 오로지 행동만을 가치 있게 여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내며 제재 해제를 요구했던 북한을 향해 ‘플러스 알파(+α)’의 행동을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