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추진비로 술값·생활비

스토리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를 개인의 단란주점 술값, 식재료와 생활용품비 등으로 사용해 온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높은 11개 기관을 조사해 결과를 내놓은 건데요. 2017년 1월부터 18년 9월까지의 업추비 사용 내역 1만9,679건 중 1,764건이 적정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위법·부당사항 36건에 대해서는 징계·주의 등의 조치를 했습니다. 청와대도 4건이 적발됐지만 주의에 그쳤습니다.

※ 업무추진비란?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

감사 내용은 뭐야?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에서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기획재정부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이뤄졌는데요. ① 업무추진비 목적에 맞지 않는 업종에서 사용했는지 ② 휴일·심야 및 관할 근무지 외에서 사용했는지 ③ 건당 50만 원 이상 사용했을 경우, 증빙자료를 첨부했는지 등을 살폈어요.

감사원은 적발된 1,764건의 부당집행 사례 중 위법, 부당사례에 해당하는 기관장 등에게 징계 4건, 주의요구 29건, 통보 3건 등 36건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적발된 사례가 궁금하다면?
  • 개인 술값: 정책기획위원회 국장은 2017년 지인과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업추비 카드로 25만 원을 긁었습니다. 증빙 자료에는 내부 간담회를 한 것처럼 보고했네요. 소액이라 징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 상품권 착복: 업무 차원에서 상품권을 산 다음,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건데요. 적발된 행정안전부 직원 4명 중 1명은 292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지원단에서도 103만 원을, 국무총리비서실에서도 117만 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개인 생활비: 한 법무부 직은 집 근처 마트에서 식재료와 생활용품값으로 약 91만 원을 사용했어요. 영수증은 품목이 표시되지 않도록 발급받아서 첨부했고요.
개인뿐만이 아니라고?
  • 할당된 업무추진비를 원래 용도와 다른 곳에 사용하려면, 지정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8개 기관(법무부, 과기부, 문체부, 기재부, 행안부, 법무연수원,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에서 2억3,000만 원가량을 절차 없이 사용했습니다.
  • 심야시간이나 휴일에 업추비를 사용하면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하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기관에서 증명 자료도 없이 1,394만 원을 사용했고요.
  • 업추비를 50만 원 이상 사용하면 소속이나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이를 피하려고 금액을 나눠 결제한 사례도 적발됐는데요.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5개 기관에서 쪼개 사용한 금액만 1억8,374만 원입니다.
청와대는 문제없다”

감사원은 청와대의 업추비(1억2,100만 원) 대부분이 긴급한 현안이나 업무 협의 과정에서 적절하게 쓰였다고 결론 내렸는데요. 청와대비서실 특성상 비밀유지가 중요하므로 공간 분리가 쉬운 일식집을 주로 사용했고, 평창올림픽 기념품과 청와대 만찬 등에 사용한 금액이 업무에 맞는 용도였다는 겁니다.

제한 업종인 사우나에서 업추비를 사용한 정황이 있지만, 올림픽 준비로 고생하는 경호팀의 격려 차원이었다며 문제 삼지 않았어요. 다만, 대통령비서실의 식수 구입비와 대통령경호처의 평창 출장 숙박비는 업추비 사용을 위한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며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