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대충돌…정계 개편 움직임도

스토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함께 추진한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23일 사실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습니다. 여야 4당이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해당 법안들에 대한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안을 공식적으로 확정한 건데요. 한국당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바른미래당은 벌써부터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해당 법안들이 최종 관문인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합의했다며…뭐가 문제야?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은 ① 상임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제도특별개혁위원회) 심의 ② 법사위원회 검토 ③ 본회의 부의 ④ 본회의 상정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일단, 상임위부터 바른미래당 내 반대파와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총력저지’로 ‘원활한 표결 처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 패스트트랙 법안이 어렵사리 본회의 표결까지 올라가도 선거법 개혁에 따른 지역구 재편성으로 범여권에서도 이탈자가 만만치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요. 거쳐야 할 과정은 많은데 각 정당은 물론이고 같은 정당 안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는 겁니다.

> 잠깐!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이 뭐냐고요?

각 정당들 속내가 뭐길래?
  • 더불어민주당: 선거제 개편이 탐탁치 않지만, 공수처 설치나 검경수사권 조정 같은 개혁 입법은 어떻게든 통과시켜 중반기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겠다는 겁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뜻을 같이 합니다.
  • 자유한국당: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좌파독재플랜’으로 규정하고, 이를 목숨 걸고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일정의 전면 보이콧과 지난 주말에 이은 2차 장외 투쟁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을 놓고 유일하게 당론이 갈려 상임위에서 캐스팅보트(대세를 좌우할 제3당의 표)를 쥐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합의문도 12:11로 겨우 확정 지었는데, 이언주 의원은 동조할 수 없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내 보수 세력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도 의총 직후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들고,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말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고요.
4월 국회는 어떻게 되는 거야?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4월 국회는 문만 열어놓았지, 휴업 상태로 끝날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당이 국회 일정 거부와 장외 투쟁을 예고한 만큼 당장 오는 25일 정부가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개편안 논의도 모두 중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야 갈등은 내년 총선 경쟁의 신호탄으로 단기간 내 해소되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