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정 줄이고 일찍 돌아가

스토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전 일정만 소화한 채 예정보다 이른 26일 오후 3시 반쯤 (현지 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에 먼저 중국으로 떠났고요. 푸틴 대통령은 전날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 관계를 다루는 데 ‘6자회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게 미국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거라며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빠른 귀국 왜?

김 위원장은 오전 10시에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2차대전 전몰수병 추모시설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요. 이 일정을 바꿔 두 시간 뒤 추모시설에 방문해 헌화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당초 귀국 일정 밤 10시에서 7시간 정도 앞당겨 출발한 겁니다. 

귀국을 앞당긴 이유에 대해서는 ① 김 위원장의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이 세부 내용까지 알려져 신변 보호에 부담을 느꼈거나 ②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홀로 남아있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올 때의 길을 따라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6자회담 언급···어떤 의미일까?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때는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본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을 지지한다며 6자회담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톱다운 형식으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견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러시아의 외교력을 부각시키고, 비핵화 문제에서 소외됐던 러시아를 중재자 역할로 만들겠다는 거죠.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북러 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 해결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긴 셈입니다.

북러 관계 논의는?

푸틴 대통령은 남철도 연결 사업을 언급하면서 “러시아로 향하는 철도 연결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두 정상은 비핵화 외에도 남북러 철도 연결, 가스관 건설 사업과 같은 경제협력 문제를 회담에서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림자수행’ 김여정은 어디에?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는 빠졌습니다. 비핵화 협상을 담당했던 김영철 중앙위 부위원장이 교체된 것과 관련해 북한 대외 라인에 조직 개편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는 중입니다. 반면, 조직 개편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지시 아래 다른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