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리병원 철수…’직원 해고’ 통보

스토리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을 꿈꿨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철수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29일 병원 근로자 50여 명에게 녹지병원 사업자인 중국 녹지그룹 명의로 “병원 사업을 부득이하게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고용 해지 통보가 내려온 건데요. 제주도가 지난 17일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법이 정한 기간 안에 병원을 개원하지 않았다며 녹지병원의 영리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녹지병원이 개원을 포기했지만 제주도를 대상으로 사업 투자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은 추진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녹지병원 뭐였더라?

기업이나 민간 투자자의 자본으로 세워진 병원을 영리병원이라고 하는데,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투자자들은 병원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중국 자본인 녹지그룹의 녹지제주는 2014년 11월 법인을 세운 뒤,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의료사업을 추가하기로 했어요. 그게 제주 녹지병원의 영리병원 사업입니다. 제주도는 영리병원이 세워질 경우 의료 공공성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녹지병원이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영리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5일 조건부 허가를 내줬고요. (> 자세히)

개설 취소부터 영리병원 철수까지

제주도가 이 녹지병원에 대한 허가를 아예 취소한 건 지난 17일인데요. 지난 3월 녹지병원에 대한 ‘허가 취소 전 청문회’를 통해 녹지병원이 내국인 진료를 이유로 15개월의 허가를 지연하고, 조건부 허가에 불복한 것이 개원을 준비하지 못할 중대한 사유라고 판단하지 않은 겁니다.

앞서 녹지그룹은 외국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리병원 개설을 요구하며 제주도에서 제시한 기간(90일) 안에 개원을 하지 않았어요.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거죠. 이에 따라 개설이 취소되자 채용했던 직원 중 남아있는 50여 명에게 해고를 통지한 거고요.

소송이라니 무슨 소리야?
  • 행정소송: 녹지제주는 지난 2월 “조건부 개설로는 도저히 병원을 개원할 수 없었다”면서 고용유지를 위해 완전한 개설을 허용해달라고 제주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냈는데요. 그게 어렵다면 도청에서 인수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 손해배상: 이번에 녹지병원의 개설이 취소되면서 녹지제주가 사업 투자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제주도에 신청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녹지병원 측은 3월에 열린 청문회에서 개원이 미뤄지면서 “인건비 및 관리비 76억 원 등 8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국가 분쟁 제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