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사건’ 다들 기억나시죠? 2018년,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시험지 등을 유출하는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12일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쌍둥이 자매 모두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어요. 다만 이들이 어린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했어요. 자매는 한결같이 죄가 없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재판부는 “이들 자매가 공교육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죄가 중하다고 했어요. 또 이들이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도 꾸짖었어요. 

✔️ 키워드: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부정행위, 미성년자 처벌

 

드라마틱한 성적 상승

재판부는 “두 자매의 성적이 급상승한 것은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없고 극히 이례적”이며, 교내 시험과 외부 시험의 성적 차이가 지나치게 커 부정행위 정황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어요. 또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야 할 고등학교 내부 성적 처리 절차를 1년 동안 5차례에 걸쳐 방해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다만 둘 다 미성년자에 초범이고, 이미 퇴학이 됐으며, 아버지가 복역 중인 점을 참작해 형을 선고했다고 해요.

언니는 1년 만에 인문계열 전교 121등에서 1등으로, 동생은 자연계열 전교 59등에서 1등으로 성적이 향상됐어요.

 

검사님, 정의가 무엇인가요?

지난달 17일, 선고를 앞둔 마지막 공판이 있었어요. 검찰과 자매 측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어요.

  • 검찰: 두 자매가 여전히 범행을 부인한다며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거짓말에 반드시 대가가 따르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 자매: 언니는 “장래 희망이 역사학자였다. 학교생활 내내 정확한 기록, 정밀한 언어, 정당한 원칙이 있었고 제 신념은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다”고 말했어요. “검사님이 말한 정의가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며 억울해하기도 했습니다. 동생도 이제까지의 모든 사실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고요.
  • 변호인: “이 사건의 유죄를 증명할 직접 증거는 없다. 간접 정황들이 과연 이 사건을 ‘증명’했다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 주장했어요. “신입생의 꿈을 펼칠 나이에, 자매에게 이 사건이 평생 주홍글씨가 될까 안타깝다”고도 말했어요.

검찰은 자매에게 각각 단기 2년에 장기 3년 형을 구형했어요. 소년법상 미성년자일 경우 감옥 생활 성적에 따라 단기인 2년만 지나면 풀려날 수도 있어요.

 

가정법원에서 멈출 수 있었다

사실 쌍둥이들이 처음부터 형사재판으로 넘겨진 것은 아니에요. 검찰은 2018년 11월 그들의 아버지를 구속기소 하면서 쌍둥이 자매는 소년보호 사건으로 돌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서울가정법원이 이 사건을 형사재판으로 넘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요. 죄가 크다고 본 거예요. 만약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을 피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1심판결이 있고 난 뒤, 변호인은 “자매들과 상의해서 항소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어요.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