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광복

“이승만은 친일파와 결탁했다.” 지난 15일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행사에서 한 경축사가 논란이 되고 있어요. 해방 후 친일파를 척결하자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이승만 대통령이 해체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김 회장은 대통령 직함도 붙이지 않고 ‘이승만’이라고 불렀고요. 또 안익태 작곡가가 만든 애국가를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이런 발언 내용에 보수층을 대변하는 야당은 국민을 편 가르기 한다고 비난을 했고요. 여당은 할만한 이야기를 했다고 옹호했어요. 민족 해방을 기념하는 날, 대한민국은 또 엇갈린 역사관으로 갈라진 거죠.

✔️ 키워드: 광복절, 75주년, 김원웅 축사 논란

기생하는 친일

김원웅 회장은(이승만 때문에)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소리 높여 비판했습니다. 또 안익태 작곡가의 친일과 친나치 행위가 담긴 자료가 있다며 “민족반역자 노래를 국가로 정한 건 대한민국뿐”이라고 말했어요. 또 그는 69명의 친일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묻혀있다면서 그곳에 있는 친일 인사들의 묘를 이장하는 개정안을 지지했습니다.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 회장이 한 말들은 그대로 전국에 생중계됐습니다.

가르기

미래통합당은 편 가르기를 한다며 비난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광복회 행사장에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어요. 일부 통합당 의원은 이승만과 안익태 모두가 친일파라면 “대한민국은 태어났으면 안 될 나라였냐”라고 따지는 등 비판하는 목소리가 빗발쳤습니다.

아수라장이 제주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진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다는 것이 죄는 아닙니다”라며 받아쳤는데요. “민주화를 위한 희생에 ‘공’이 있다면 ‘과’도 있다”면서 한 면만 보고 편을 가르는 듯한 김 회장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원 지사의 발언에 현장에 있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행사 진행에 차질이 있었어요.

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의원은 “광복회장으로서는 그런 정도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어요. 일부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통합당이 친일파들의 대변자냐”며 되물었습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도 “안익태와 박정희, 백선엽은 모두 명백한 친일 행위가 확인된 반민족행위자들이다”라며 김 회장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어요.

김원웅은 누구야?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데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이력도 한몫합니다. 그는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공화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요. 전두환 정부 때는 민정당에서 일했습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민주당 소속으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요. 그러나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16대 국회의원을 맡았고, 연이은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달았습니다. 당적을 오가는 정치 활동도 비난의 빌미를 준 것이죠.

* 광복회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후손들이 결성한 단체입니다. 주로 독립운동과 관련된 학술과 홍보 활동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요. 친일 재산의 환수를 위한 정부 예산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