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작농의 분노

“힘들게 번 수익을 대기업에 갖다 바치면서 살 수 없다!” 지난 19일 국내 스타트업으로 꾸려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구글과 애플에 정식으로 대들었어요. 애플에 이어 구글도 최근 게임에만 적용했던 ‘인앱(In-App) 결제 방식’과 ‘30% 수수료’를 모든 앱 서비스로 확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코스포는 두 기업이 현행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검토해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이런 논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만든 미국의 에픽게임즈도 구글과 애플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 키워드: 구글・애플, 인앱 결제 수수료, 독과점

구글, 너마저

지난 19일 코스포 측은 30%나 되는 높은 수수료도 문제지만 거대 두 기업이 “특정 결제방식만을 강제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구글도 인앱 결제로 수수료를 걷어가면, 앱 제공자는 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횡포가 전기통신사업법이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어요.

국내 앱 시장 점유율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63.4%, 애플 ‘앱스토어’ 24.4%, 통신 3사와 네이버의 합작인 ‘원스토어’가 11.2%를 기록합니다.

인앱 결제가 뭔데?

일종의 ‘통행세’ 같은 거예요. 모바일 앱을 결제할 때 앱 마켓(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등)에서 바로 돈을 내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가 앱 마켓에 자신의 카드 정보를 먼저 등록합니다. 그런 뒤 ‘앱’이나 ‘앱의 부가 서비스’를 구매할 때 등록된 카드에서 바로 결제가 되는 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할 때마다 정보를 입력하거나 다른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애플은 2011년부터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인앱 결제 방식을 집어넣고 30%의 수수료를 거둬왔습니다.

다른 결제 방법으로는 신용카드 결제, 휴대폰 간편 결제, 무통장 입금 등이 있는데요. 몇 번의 과정을 거친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앱 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포트나이트가 구해줄게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는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억 5천만 명의 회원을 가진 ‘포트나이트’의 제작 유통사 에픽게임즈는 이들에 맞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도입했어요. 인앱 결제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한 거죠. 에픽게임즈는 소비자가 이를 통해 결제하면 20%를 할인해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구글과 애플은 자신들의 앱 마켓에서 포트나이트를 빼버렸는데요. 에픽게임즈는 두 회사가 앱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앱? 나는 좋던데?

국내 모바일 서비스 개발자들이 모두 같은 마음인 건 아니에요. 일부 개발자는 구글과 애플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앱 장터를 일일이 찾고 장터마다 수수료를 협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과거 넷마블과 넥슨 등이 중소형 게임사의 게임 출시를 대가로 8~90% 수수료를 부과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해외 앱 마켓을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