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죄인가』는 죄인가

대전신학대 교수였던 허호익 목사는 지난해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재판국은 이 책의 내용을 문제 삼아, 지난 19일 허 목사를 교계에서 쫓아냈어요. 동성애를 옹호한다면서요. 하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진보적 색채를 띠는 교단에서는 책 내용이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에 기여했다. 동성애에 대한 학문적 연구마저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허 목사를 지지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키워드: 동성애, 허호익 목사, 기독교, 성 소수자

 

하나님의 말씀을 부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의 재판국은 3심제인데요. 1심에서 재판관 9인의 만장일치로 허 목사를 면직시키고 출교 처분을 내렸습니다. 면직은 목사라는 지위를 박탈하는 것, 출교는 교회 출입을 아예 금지하는 거예요. 종교 재판 처벌 가운데 최고형입니다. 재판국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한 유일의 법칙이다”라며 성경에 반하는 주장*을 펼친 허 목사를 유죄로 판결했습니다. 또 “동성애자 및 동성애 옹호자는 교회의 직원이나 신학대학 교직원이 될 수 없다고 교회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며 면직 이유도 설명했어요.

*성경 레위기 20장 13절에는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스러운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 돌아가리라”라고 쓰여 있어요.

 

신학적 다양성 인정해야

『동성애는 죄인가』는 성서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해요. 이후 동성애를 범죄나 질병으로 탄압한 역사와, 동성결혼, 동성애자 성직 허용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허 목사는 출간 인터뷰에서 “(한국 교계는) 빨갱이 프레임을 짜듯 동성애 프레임을 만들어 외부에 적대 세력을 만든다”라며 “목사와 교인들이 분별력을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어 책을 썼다”라고 밝혔어요. 또 ‘이단성*’과 ‘신학적 다양성’은 다르다는 말도 했어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다양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요.

* 이단성: 정통학파나 종파에서 벗어나 다른 학설을 주장하는 일이나 교파의 성질을 뜻해요.

 

교계 목소리도 갈라져

허호익 목사의 행보와 최근 예장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두고 교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 “성 소수자 이해 도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의 저서는 교계 내 성 소수자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이해를 돕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어요. 또 “성 소수자에 대한 학문적 연구조차 인정 안 하는 것이 통합 교단 총회의 헌법정신인가”라며 재판국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허 목사의 모교인 연세대 신학대학 동문회도 “그의 저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태도가 동성애 옹호론이기보다는 학문적 입장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허 목사를 지지했어요.
  • “정통신학 훼손”: 기독교 시민단체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샬롬나비)’는 논평을 통해 “허 목사의 치명적 과오는 ‘신학적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정통신학을 훼손한 것”이라며 허 목사를 비판했습니다. 그의 저서가 “한국 교계에 큰 우환을 던져줬다”면서요.

 

차별 금지를 외치는 교인도 있다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하자는 법입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금지도 물론 포함돼요. 한국에서는 해당 법안이 2007년부터 국회에 꾸준히 발의됐습니다만, 종교계의 반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어요. 그런데 기독교인 중에서도 “차별 금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는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건 포용과 사랑이다”, “예수님의 발자취 역시 낮은 자와의 연대였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했어요. LGBT*인권 포럼에도 참여했고요.

* LGBT: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