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씁니다 vs 처벌합니다

의료계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진료를 거부한 의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따르지 않으면 형사고발도 강행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어요. 문재인 대통령도 나서서 의료계에 진료에 복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줄줄이 사표를 내며 저항하고 있어요. 최대집 의협 회장은 “감옥은 내가 갈 테니 후배들은 끝까지 투쟁해달라”고도 말했습니다.

✔️ 키워드: 집단휴진, 업무개시명령, 대한의사협회

 

법대로 하자는 정부

문 대통령은 27일 코로나 방역을 전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의료인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것은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어요. 위급 상황인 만큼 처벌도 불가피하다고 했어요. 정부도 ‘업무개시명령’과 ‘공정거래위에 신고’라는 칼을 꺼냈습니다.

  • 업무개시명령: 진료를 거부한 응급실 및 중환자실 전공의와 전임의 358명에게 일터로 돌아가라고 명령했습니다. 병원이 아닌 의사 개인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 것은 처음인데요. 명령서를 받은 응급실 담당의는 한 시간 안에, 중환자실 담당의는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의료 현장에 돌아와야 합니다. 현재 수도권에만 명령을 내린 상태인데요. 전국으로 확대할 수도 있대요.

 ▷ 이를 어기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요. 1년 이하의 의사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고요.

  •  공정거래위에 의협 신고: 의협이 의사들에게 휴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한 제한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거예요. 

▷ 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의협에 최대 5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요.

 

의사들 사직서 제출도…

의사들은 ‘사직서 제출’ 카드를 꺼냈습니다. 27일 중앙대병원 전공의 170명, 고려대 안산병원 전공의 149명이 모두 사직서를 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동참했어요. 서울아산병원은 전임의들도 전원이 사직서를 내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의료계는 2차 총파업이 끝나는 28일, 24시간 동안 외부와 연락을 아예 하지 않는 ‘블랙아웃’ 집단행동도 감행합니다. 최대집 회장은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단 한 명의 전공의라도 정부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거나 고발을 당한다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어요.

 

수술 줄줄이 연기

전공의와 전임의가 단체로 진료를 거부하면서 대형병원들이 환자들의 수술 일정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예정됐던 수술 건수의 30% 정도를 뒤로 미뤘고요. 위중한 환자들만 수술을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대병원은 26일 외래진료를 모두 취소하고 수술 일정도 절반가량으로 줄였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무기한 파업이 진행되면 신규환자를 못 받을 수도 있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동네 의료기관은 휴진율이 10% 정도(26일 기준)로 높지는 않아요.

 

간호사들의 입장은

대한간호협회는 27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의료인의 윤리적 책임을 저버리는 진료 거부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올렸습니다. “의사들이 떠난 진료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 악화와 업무부담 가중이다. 특히 위계와 권력적 업무 관계 아래 놓인 간호사들은 일부 불법적인 진료 업무까지 떠맡고 있다”라며 의사들의 일터 복귀를 주장했어요. 또 “의료현장에서 바라볼 때 의대 증원은 당연”하지만 “의사들 말대로 의사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치”라며 정책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