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11분 만남… 한일 관계 돌파구?

“우호적 분위기 속 진지한 대화”

태국 방콕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아베 총리가 4일 단독 환담을 가졌습니다.  비록 11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꽉 막힌 한일관계에 돌파구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 만남을 가진 것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의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 만입니다.

전날에도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갈라 만찬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면서 가볍게 인사를 나눴지만 대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6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은 악수를 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날 환담은 사전에  협의가 없었으며 회의장에 먼저 도착한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가 들어서자 먼저 다가가 깜짝 만남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대화가? : 청와대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정상은 또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고,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습니다.


일 언론 “기본 입장” :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한국 측에 한일청구권협정을 준수해 달라는 이야기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이 국제법에 위반되므로 한국측에 시정을 요구하는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한일 :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관련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은 8초 정도의 의례적인 악수만 나눴을 뿐 전혀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7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전격 발표하면서 한일관계는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안보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켰다며 맞대응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면서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지소미아는 공식적으로 오는 23일 종료됩니다.
 

관계회복 계기될까 : 지난달 일왕 즉위식때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특사로 보내 관계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보냈습니다. 아베 총리도 문 대통령 모친상에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를 통해 위로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양국 관계는 한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이번 한일 두 정상의 전격 만남이 문제를 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래서 나옵니다. 한일 두 정상은 아세안 정상회의와 이어지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서 계속 마주치게 됩니다.
 

자유무역질서 강조 : 문 대통령은 아세안회의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다시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거세다. 교역 위축으로 전 세계 90% 국가들이 동반 성장둔화를 겪을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우려도 있었다”며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