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하원 가결… 트럼프 재선 영향은?

갈라진 미국… 대선 정국 요동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18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군사원조를 빌미로 민주당 대선 주자 조 바이든을 조사해달라고 했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문인데요.

미 하원에서 가결된 탄핵 소추안은 다음달 상원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아직까지는 상원에서 공화당 의석이 다수를 차지 하고 있기 때문에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입니다.

미국에서 하원의 탄핵안 가결은 우리나라로 치면 검찰의 기소에 해당하고요. 상원의 심판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해도 대통령직은 상원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계속 유지됩니다. 우리나라의 노무현,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탄핵안이 가결되자 대통령직이 바로 정지됐었는데, 이것과는 사정이 다른 것이죠.

하원 의석 수대로 :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의제는 두가지 인데요. 1) 국가의 이익을 해치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것과 2) 탄핵조사 과정에서 하원의 소환과 증언 요구를 거부하며 의사 활동을 방해한 것입니다.

현재 하원 431석 가운데 민주당이 233석 공화당이 197석 무소속 1석입니다. 절반인 216석을 넘으면 탄핵안이 가결됩니다. 하원 표결 결과를 보면 ‘권력 남용’ 찬성 230 반대 197, ‘의사 방해’ 찬성 233 반대 198 이었습니다. 의석수 그대로 표결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이 탄핵까지 온 것은 비극이며,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네요.
 

상원 심판 과정은? : 당장 다음달 초 상원에서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됩니다. 현재 100석의 상원 의석 가운데 3분의 2 그러니까 67석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지금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 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의원 2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는데 이는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정치적 자살 행진” :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가 탄핵 가결 소식을 들었는데요. “민주당의 무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은 정치적 자살 행진”이라며 “우리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는데 급진 좌파는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시의 트위터에 사진 한장을 올렸습니다. 그 사진 아래쪽에는 “나는 그저 내길을 간다”라는 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3번 째 탄핵 : 미국 240년 역사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것은 이번이 3번째 입니다. 상원의 문턱을 넘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고요. 1) 1868년 남북전쟁 직후 앤드류 존슨 대통령이 임기가 보장된 애드윈 스탠턴 전쟁장관 (지금의 국방장관)을 해임해서 탄핵 심판에 올랐는데 아슬아슬하게 한표 차로 부결됐고요. 당시는 당파적 싸움이 치열했던 때입니다.  

2)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8년 백악관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에 대한 대배심 조사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탄핵 소추를 당했는데 비교적 넉넉한 17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이 밖에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위기에 몰렸던 닉슨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 탄핵 절차가 중단 된 적이 있어요.

 
좀 더 시간이 있다면 …

우크라이나 스캔들? : 지난 7월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민주당 대선 선두 주자인 조 바이든 의원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라며 이를 군사원조와 연계해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입니다. 당시 정보기관에서 일하던 내부 고발자가 이런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바이든 의원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에서 이사로 일하다가 우크라이나 검찰로부터 뇌물 수수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의원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하라며 이를 거부하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보증을 해주지 않겠다며 압력을 넣은 의혹이 있었습니다.

당시 검찰총장이 실제로 해임됐고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조사해 달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민주당은 대통령이 자기 직권을 이용해 대선 라이벌을 제거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고요.

탄핵이 트럼프에 불리할까? :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까지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올랐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도 여전히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18일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이 조사한 결과는 탄핵 찬성과 반대가 48%로 똑같았고요.  

지난 2주간 각기 다른 11개 언론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곳에서 탄핵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여전히 40%대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불안 : 하원에서 탄핵안까지 가결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역풍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국민 분열을 일으킨다는 거죠. 선주 주자인 조 바이든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요. 다음 달부터 몇 주 간에 진행될 상원의 탄핵심판은 미국 정치를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소용돌이로 내몰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미국 대선은 11월 3일입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