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 극적 ‘휴전’… 합의 내용은 무엇?

‘전면전’ 사흘 앞두고 극적 타협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1년 9개월 만에 극적인 ‘휴전’에 들어갑니다. 오는 15일 마지막 무역협상 데드라인을 불과 사흘 앞두고 ‘1단계 무역 합의’를 본 셈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농산물을 팔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내리는 조건이 합의 내용의 골자입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미국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제한적인 무역합의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빅딜에 매우 가까워졌다”라고 써서 사실상 보도 내용들을 확인해 줬습니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까지 낮추면서 한동안 심각한 양상까지 보였던 미중 무역 전쟁이 극적으로 전환점을 맞은 것은, 탄핵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글로벌 경제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미국 농산물 구매 : 지금까지 알려진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은 2020년 한해 동안 500억 달러(약 58조 원) 어치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무역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농산물 수입액 290억 달러(약 34조 원)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큽니다. 농산물 외에도 에너지 등 다른 상품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중국 관세율 낮춰 :  미국은 1) 오는 15일부터 1650억 달러(약 193조 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새로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 15%를 유예합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과 어린이 장난감 그리고 미국인의 생필품 등이  대거 들어있습니다. 

2) 또 그동안 중국산 제품 3600억 달러(약422조 원)에 부과해 왔던 관세율(15~25%)을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는 25%, 1100억 달러 상당의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12.5%와 7.5%로 줄어드는 겁니다.
 
핵심 빠진 ‘미니딜’ : 사실상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핵심 쟁점으로 삼았던 내용은 1)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2) 지적재산권 보호 그리고 3) 중국의 기업보조금 지급 정지 등이었습니다. 이번 1단계 협의 에서는 이런 부분이 대부분 빠졌습니다.

앞으로의 협상에서 중국의 산업스파이 행위와 기술 이전 강요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미국 정부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관세율을 낮춘 성과를 본 중국이 이에 응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실상 더 이상의 협상 진전에 대한 추동력을 잃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불씨 남은 합의 : 미국은 중국이 농산물 구매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취소한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스냅 백’ 조항을 확보했습니다. 분기마다 중국의 약속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이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없애라고 앞으로의 협상에서 강력하게 요구한다면  숨 죽인 무역 분쟁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올 5월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린 ‘화웨이 사태’ 등도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았습니다.

시간 버는 휴전 :  탄핵 결정 심판이 곧 상원으로 넘어가고, 미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중국으로서도 경제 성장률 둔화와 홍콩 시위 등 발등에 떨어진 불들이 있습니다. 결국 두 나라는 시급한 문제를 안고 당분간 시간을 버는 ‘휴전’을 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