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깨졌다’ 다시 불붙는 홍콩 시위

화염병 최루탄 다시 등장 …곳곳 불타

지난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뒤 한동안 잠잠했던 홍콩 시위가 다시 격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31일 주말, 화염병과 최루탄이 또 등장했습니다. 곳곳이 불탔고 부상자들도 속출했습니다. 휴전이 깨졌다는 말도 돕니다.

구의원 선거결과에도 불구하고 캐리 람 행정장관이 여전히 시위대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8일 ‘세계인권의 날’ 대규모 집회를 홍콩정부가 허용할 지 여부가 앞으로 홍콩 시위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쟁점은 5대 요구 :  홍콩 시위대는 정부가 자신들이 내세운 5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시위를 계속할 뜻을 밝혔습니다.  5대 요구는 1) 송환볍 공식 철회 2) 경찰의 강경진압 공식조사 3) 시위대 폭도규정 철회 4) 체포된 시위대 조건없는 석방 5)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입니다.

특히 시위대가 경찰의 과잉진압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캐리 람 장관은 오히려 홍콩 시위의 원인을 조사하겠다며 밝히며 뒤로 물러 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평화시위가 충돌로 : 침사추이 지역에 모인 시위대 수십만 명(시위대 추산 38만명, 경찰 추산 1만 6천명)은 홍콩이공대 까지 행진하며 “5대 요구 관철”과 “경찰 즉각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처음에는 평화적인 가두 시위였으나 일부 시위대가 대오를 이탈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시위는 더욱 거칠어졌고요.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페퍼볼 등을 쏘았고, 이에 맞선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 유리병 등을 던지며 대항했습니다. 경찰 차량이 불탔고 곳곳에서 폭력이 난무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몽콕 지하철역 입구와 길 위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중국 상점 또 공격 : 시위대는 중국과 연계되어 있는 통신기업 ‘차이나모바일’과 ‘베스트마트360’ 등에 돌을 던지고 기물을 파손했습니다. 시위대가 세운 바리케이드를 치우던 시민을 구타하기도 했습니다.  


8일이 분수령 : 홍콩 시위을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8일 ‘세계인권의 날’ 기념집회에 백만명이 넘는 최대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정부가 만약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 또다시 시위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콩 경찰은 평화집회를 약속하면 허용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지난 주말 집회에서 다시 충돌함으로써 불허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앞날이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말입니다.
 

“미국이 기름부어” : 중국의 기관지 인민일보는 경찰과 시위대가 다시 격렬하게 대치한 것에 대해 미국 탓을 했습니다.  “미국이 홍콩인권법 통과와 서명으로 질서회복이 시급한 홍콩에 기름을 들이부었다”고 했습니다.  또 “홍콩 폭력시위대들은 정부기관과 공공시설, 상점, 학교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인권을 침해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명백한 테러리즘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홍콩은 중국의 내정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홍콩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네요. 홍콩정부는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껏 5890명의 시위대를 체포했습니다.

중국이 여전히 홍콩 시위대에 대한 강경 처리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이를 대리하는 캐리 람 장관 역시 물러설 뜻이 없음을 거듭 말하고 있습니다. 잠시 주춤거렸던 홍콩의 평화는 다시 휘발유를 안고 불을 들고 있는 형국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