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만에 결렬된 ‘방위비 협상’

미국 측 6배 인상 요구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3번 째 회의가 결렬됐습니다. 당초 협상은 18일에 시작해서 19일 오후 5식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틀째 회의는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다음 회의에 대한 일정마저 잡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이 회담 종료를 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측 수석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미국 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저희가 임하고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이 무리할 정도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합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수석대표는 협상이 끝난 뒤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부담을 바라는 우리측 요청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측에 재고의 시간을 주기 위해 회담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측 요구는? : 미국은 한국이 내년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 1조389억원의 6배인 50억달러 정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 SMA에서는 1) 주한미군과 한국인 고용원의 임금 2) 군사건설비 3) 군수지원비 만을 우리측이 분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밖에도 ▲ 주한미군의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의 지원 ▲ 미국의 한반도 순환배치 ▲ 한반도 밖에서의 미군의 역외 훈련 등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이에 대한 비용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대사는 한미가 이견을 보인 부분이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총액인지, 새로운 항목 신설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렇기에 항목과 총액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측 입장은? : 분담금 인상은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안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 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미군 철수 논의 없어 : 미국 측이 방위비 문제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미국이 왜 먼저? : 이렇게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회담을 결렬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드하트 대표의 이런 행동이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미국 본국과 충분히 사전 교감을 거친 뒤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배드딜’ 보다는 차라리 ‘노딜’을 택한 뒤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다음 수순을 준비하는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 10차 SMA 협정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 까지로 원칙적으로 연내 협상이 마무리 되지 못하면 협정 공백 상태가 됩니다. 실제로 11차 협상 타결이 올해 안에 이루어지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정 대사는 실무적으로는 다음 회의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