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시설 강제 철거… 문 닫는 북한 속내는?

“최후 통첩에 남조선 묵묵부답”

북한이 지난 11일 금강산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오물 같은 남측 시설물’들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는데도 “남조선 당국은 오늘까지도 묵묵부답하고 있다”며 “무슨 할말이 있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발언들은 미국의 대북체제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남측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표현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이제 극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남조선 자리는 없다” :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식으로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국이 무서워 10여년 동안이나 금강산 관광 시설물들을 방치해 두고 나앉았던 남조선 당국이 철거불똥이 발등에 떨어져서야 화들짝 놀라”라고 하면서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허송세월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은? : 북한이 지난달 23일 금강산 시설 철거를 통보한 이후 밝혔던 대화와 합의에 의한 철거라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당시 1) 남북관계의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며 2) 기업의 재산과 보호, 국제환경, 남북관계 및 국민적 공감대 등을 검토한 ‘창의석 해법’ 마련 그리고 3) 정부-사업자 간 상호 긴밀한 협조 등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금강산 철거’ 전개 :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달 23일 “쓰레기 같은 남측 시설물들을 철거”하라고 하면서 그에 따른 일정을 ‘문서교환 형식으로 합의’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25일 우리 정부는 ‘실무회담’을 하자고 역제안했지만 북한은 다음날 바로 거절했습니다.  정부는 당시 지난 6일 시설 점검을 위한 남측 공동점검단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마저도 거절했습니다.

11일 북한이 다시 철거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이에 남측이 대응이 없자 공개적으로 이를 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강산지구에는 현재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 온정각, 온천빌리지, 옥류관, 구룡마을 등 총 9개의 시설물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언급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금강산 시설 철거는 “국민들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 지급하는 것은 제재를 위반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존의 금강산 관광 방식은 되풀이 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통미봉남? : 북한이 미국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반면에 남측을 봉쇄하고 무시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북한은 금강산 지역의 남측 시설 철거를 재차 촉구하며 남측 당국의 ‘대미추종’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사대의식에 쩌들은 남쪽의 위정자들이 ‘금강산 관광 문제를 조미 협상에서 다루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어야만 실효적인 관광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얼빠진 소리를 하면서 미국에까지 찾아가 속사정을 털어보려고 하지만 상전의 표정은 냉담하기만 하다” 라고 비난했습니다.
 

“현명한 용단 인물 없다” : 하루 전날인 14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미연합공중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면서 “나는 그가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 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남조선 정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을 향해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거나 ‘위선’과 ‘이중적 태도’를 주장하며 거친 막말을 쏟아내고 한미관계를 ‘주종관계’로 함부로 표현하는 것 등은 믿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깊이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나 대북제재 문제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허락없이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기대감을 접었다는것이 전문가들이 보는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