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을 99명 중 22명이 암… 그 원인을 알고 보니

‘담뱃잎 건조’ 1군 발암물질 

전북 익산의 한 마을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습니다. 14명이 이미 숨졌고 8명이 투병 중입니다. 왜 그런가 환경당국이 나서서 조사해 보니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건조할 때 나오는 유해물질 때문이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암과 같이 그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질병에 환경오염 탓이라고 밝혀진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익산의 장점마을에 암환자가 집단으로 발병한 것은 2001년에 이 마을에 금강농산이라는 비료 공장이 들어서고 난 이후입니다. 마을 주민 5명 가운데 1.2명 꼴로 암에 걸렸는데 그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피부암과 담낭과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환자도 발생했습니다.

급기야 주민들이 2017년 4월 그 원인을 밝혀달라고 청원했고, 환경보건위원회가 역학조사에 나섰습니다. 2년동안의 조사를 거쳐 환경부는 14일 “비료공장의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왜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 담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연초박)는 퇴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금강농산은 이를 유기질 비료로 만들기 위해 건조시키는 공정을 했습니다. 좀더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해 불법적인 생산공정을 저지른 것입니다.
 

1군 발암물질 : 모의 실험결과 연초박을 건조시키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 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것들 중 일부는 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노출되면 폐암과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비료공장이 2017년 문을 닫고 1년 이상이 지난 후에도 사업장 바닥과 벽면 그리고 인근 장점마을  곳곳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환경부는 이 마을 주민이 모든 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2배에서 2.5배 이상의 발병률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피부암의 경우는 21배, 담남과 담도암은 16배나 높았습니다.

정부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 건강 모니터링과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건강과 생명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엇으로 보상이 가능할까요?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