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새로운 도전

우주여행 시대를 열겠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을 합치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28일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돼지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돼지가 냄새를 맡자 뇌파 신호가 컴퓨터로 전송되는 장면도 선보였습니다. 머스크는 두뇌에 칩을 이식하는 시도가 알츠하이머 등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곧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키워드: 인공지능(AI), 뉴럴링크, 일론 머스크, 칩 이식 기술

 

사이보그 돼지?

뇌에 ‘링크 0.9’라는 컴퓨터 칩을 심은 지 2개월 된 돼지 이름은 거트루드(Gertrude)’인데요. 현재까지 부작용 없이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트루드 외에 칩을 두 개씩 심은 돼지 세 마리와 칩을 넣었다가 빼낸 돼지 한 마리도 모두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2016년에 막스 호닥과 바이오 AI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세웠는데요. 지난해 쥐 실험에 이어 이번에 돼지 실험까지 성공한 거예요. 머스크는 신호를 읽는 것을 넘어 “이식된 칩에 입력된 자료에 따라 러닝머신에서 다리를 움직이는 돼지를 기대한다”고 말했어요.

 

뇌에 쏙, ‘링크 0.9’

‘링크 0.9’는 가로 23mm, 세로 8mm의 동전 모양의 칩으로 뇌파 신호를 수집해 무선으로 스마트폰 등에 전송합니다. 지난해에는 전극을 뇌 속에 넣고 통신 모듈을 별도로 만들어 귀 뒤에 붙이도록 했는데요. 이번에는 통신 모듈과 전극을 모두 칩 속에 넣었습니다. 외부에는 전혀 드러나게 않게 만든 겁니다. 칩은 피부를 통해 무선 충전이 가능합니다. 머스크는 “이 칩은 두개골에 작은 전선이 달린 핏빗(Fitbit)*과 같다”라고 설명했어요.

* 핏빗은 이용자의 운동량과 심장 박동수, 수면 시간 등을 측정해 데이터화하는 스마트워치 회사, 또는 그런 기기를 의미해요.

 

이식도 로봇이 한다

머스크는 칩 이식 수술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임플란트 로봇 ’V2’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뇌에 한 시간 동안 지름 5㎛(마이크로미터)의 미세 전극 1024개를 심을 수 있어요. 현재는 뇌 피질을 건드리는 정도인데요. 신경세포가 집중된 뇌 깊숙한 곳까지도 안전하게 칩을 심는 게 목표래요. 뇌신경과학 전문가들은 칩 주변의 조직 손상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남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인간?

머스크는 올해 말까지 인체 시험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위험하다는 이유로 내내 거부당하다가 올해 7월 그 뜻을 이룬 거예요. 머스크는 칩 이식이 “인간의 기억 상실, 청력 상실, 우울증,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어요.

 

머스크는 AI 반대론자?

사실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북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하다”라고 말할 만큼 AI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는데요. 그런데 자기 돈 1200억 원을 투자해 AI 회사 ‘뉴럴링크’를 만들었어요. 그는 한 콘퍼런스에서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면 인간은 결정권을 AI에 빼앗길 것이고, 결국 애완동물 신세가 될 수 있다”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뉴럴 레이스(초소형 AI기기)를 뇌에 삽입함으로써 두뇌를 강화해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올 7월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을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If you can’t beat em, join em.)”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AI와 사람이 공생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 이뤄질까요?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