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홍콩 응원” 대학가 레넌 벽, 현수막

중국인들과 곳곳 충돌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5달 넘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시민들을 응원하자는 움직임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날 홍대 거리에 만들어진 이른바 ‘레넌 벽’이 서울대 캠퍼스에도 만들어졌습니다. ‘레넌 벽’에는 홍콩 시민과 연대한다는 응원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연세대에서는 홍콩연대 현수막이 내걸렸다가 중국인들에 의해 철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고요 . 홍대 거리에서는 주말마다 홍콩 시위와 연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 들어온 홍콩인들과 중국인들 만의 갈등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의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면서 일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겁니다.

*** 레넌 벽 : 원래는 체코 프라하 프랑스 대사관 옆 광장에 있는 평범한 벽이었는데요.  1980년대에 한 아티스트가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넌과 비틀즈 노래 가사를 그라피티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당시 체코는 구스타우 후사크가 지배하는 공산정권이었습니다. 후사크 정부는 ‘프라하의 봄’ 이후 불타오르던 자유와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억압했습니다. 이에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벽에 적었어요. 이후 레넌 벽은 자유를 향한 열망과 저항의 상징이 됐습니다.

서울대 ‘레넌 벽’ : 한국의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레넌 벽이 등장했습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라는 단체가 중앙도서관 한 벽면에 설치했는데, 50장이 넘는 노란색 포스트잇이 달렸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  ‘자유는 당연한 것’ ‘ 홍콩 지지’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Liberate Hong Kong: 연세대 학생들이 교내에 내걸었던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지난 달 연대 학생들이 매달았는데 누군가 떼어냈어요. 그러자 4일 학생들이 다시 내걸었는데 중국인 학생들이 몰려와 무단으로 철거한 겁니다. 이들 20대 중국인들은 ‘One China’를 외치며 “남의 나라 일에 참견하지 마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홍대거리 레넌 벽 : 지난 2일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홍콩인들과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홍대거리에서 집회를 마친 뒤 ’레넌 벽’을 설치했어요. 처음엔 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메모지만 붙었었는데 이를 중국이들이 떼내고 ‘하나의 중국’ ‘중국은 홍콩 땅’ 문구가 쓰인 종이를 붙였고요 . 또 그 위에 홍콩 지지 메모가 붙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홍콩시민과 연대하려는 집회는 홍대거리에서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는데, 중국인 들이 몰려와 이를 둘러싸고 휴대전화에 오성기를 띄운 채 중국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충돌 직전 까지 가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고요.

대학가 논쟁 활발: 대학생들의 소통 공간인 커뮤니티에는 이를 둘러싸고 논쟁이 활발합니다. “홍콩 시위는 특정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이므로 우리가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어디까지는 중국 내부의 문제이고 폭력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정당하게 여겨진다”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홍콩시위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네요.

1970년대와 80년대 우리나라 대학가에는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대자보가 빼곡히 붙었습니다.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시대 대학생들의 저항의 의견들이 큰 전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것이  대학가에 ‘레넌 벽’이라는 새로운 소통의 형태로 다시 등장한 것이 흥미로운데요.

지난 달 ‘조국 수호’ ‘검찰개혁’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던 시민들이 여의도역에 ‘레넌 벽’을 만들었고, 서초역에도 레넌 벽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