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무려 86%…어느나라 일까요?

남미 가이아나 석유로 대박

한 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86%나 된다.  허황된 말 같지만 국제통화기금 (IMF)의 권위있는 예견입니다. 바로 ‘석유 로또’를 맞은 남미의 가난한 나라 가이아나(Guyana)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성장률은 4.4%, 무려 1년만에 20배가 뛴다는 말입니다.

인구 8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이 나라에서 4년전 40억배럴이 넘는 어마어마한 원유 매장량이 발견됐습니다. 가이아나는 내년부터 대량으로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국민 모두가 돈방석에 앉게 됐습니다. 1인당 어림잡아 2억5천만원이 넘는 돈을 나눠주는 꼴이 된다고 미국의 신문들은 보도했습니다.  

미국 엑슨모빌이 개발 :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2015년 가이아나 북쪽 바다에서 40억배럴이 넘는 경질류를 발견했습니다. 현재 국제 원유시장에서 경질류는 배럴당 60~70달러 수준입니다. 가이아나에서는 내년에는 하루 12만 배럴씩, 2025년에는 하루 75만 배럴 이상의 석유가 뿜어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이아나 ?  : 남아메리카 북쪽에 있으며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수리남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면적은 한반도 전체보다 조금 적은데 대부분이 아마존 강을 끼고 있는 밀림과 늪지입니다. 

<가이아나 위치 Shutterstock>

인구는 80만명이 채 안되고 1인당 GDP도 5천달러가 안됩니다. 1581년부터 네델란드의 식민지 지배를 받다가  1831년 영국령으로 넘어간 뒤 1966년에 독립했습니다. 

횡재는 축복? : 바로 이웃 나라인 베네수엘라는 1960년 전세계 1위의 석유매장량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차베스 정부는 선심성 복지정책으로 석유로 벌어들인 부를 흥청망청 탕진했습니다 그러다가 유가가 폭락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도 한 순간에 폭망했습니다. 지금도 경제 불황과 실업으로 시위가 끝날 날이 없습니다.

아프리카 내륙에 있는 적도기니도 2000년부터 유전 발굴로 경제 상황이  갑자기 일어섰지만  독재정권이 이 돈을 마구 쓰면서 다시 최빈국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로또 당첨된 사람이 끝까지 행복과 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네요. 


좀더 시간이 있다면…

원유 홍수 (Flood of oil) :  석유 로또를 맞은 가이아나는 말할 것도 없고요, 새롭게 유전이 발견되거나 원유 생산량을 늘인 브라질 캐나다 노르웨이 등지에서 내년부터는 석유 생산량이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OPEC 산유국이 아닌 이 네 나라에서 내년에는 하루에 백만 배럴씩, 내후년부터는 2백만 배럴씩 원유가 생산되는 이른바  ‘원유 홍수’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수출 금지 조처로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하루 800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이미 공급과잉 상태라는 것입니다.


유가 하락 불 보듯 : 현재 배럴당 50달러 선에 머물고 있는 유가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가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처럼 기름값에 허리가 휘어지는 국가들, 일본 중국 인도 같은 석유 수입국가들에게는 안도의 숨을 쉬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OPEC나 러시아 같이 석유 수입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에게는 중대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고요. 10년전 미국의 ‘세일가스 붐’ 같은 국제 석유시장의 갑작스러운 역학 변화가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미국내 석유회사들도  세일가스 개발로 아직 큰 수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거고요.
  
아람코 상장에도 영향 :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의 국영 아람코가 최근 기업공개(IPO) ,즉 상장을  밀어붙인 것도 내년도 유가하락 전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요.  앞으로 유가가 더 떨어지면 회사가치도 함께 추락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사우디는 2016년부터 아람코 상장을 계획했지만 저유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3차례나 연기했었습니다. 실세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유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은 시장의 흐름에 굴복했다는 것입니다. 빈 살만은 기업가치가 2조달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50~60달러 선도 지키기도 어려다고 본 것이죠.

<사우디의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아람코가 상장이 예상되는 다음달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6천억원에서 2조3천억달러 선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 블룸버그는 한층 낮춰 1조2000억달러에서 1조 5000억달러를 제시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 금액이라 하더라도 아람코는 상장 즉시 시총  세계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총 1위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 가치는 1조달러 수준이고, 애플과 아마존은 9000억 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조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