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려운 걸 방탄이 해냅니다

“오늘 밤 나는 별들 속에 있어. 내가 불을 지펴 밤을 빛내는 걸 지켜봐”. 방탄소년단(BTS)이 새롭게 발매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도입부 가사인데요. 가삿말처럼 BTS는 세계적인 가수들 속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어요. 지난 21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1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겁니다. 이번 기록을 통해 두 개의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석권한 최초의 아시아 가수라는 영예까지 얻었는데요. 그야말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 키워드: 방탄소년단(BTS), 한국 최초, 빌보드 1위

진짜 ‘월클’, BTS

빌보드 메인 차트는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싱글 차트인 ‘핫 100’으로 나뉘는데요. 한국 가수 최초로 정상에 오른 핫 100은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실적, 유튜브 조회 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통해 집계됩니다. 이는 앨범 판매량과 트랙별 판매량 등 팬덤의 규모에 영향을 받는 앨범차트의 빌보드 200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음원 판매뿐만 아니라 스트리밍과 라디오 방송 횟수, 유튜브 조회 수 등은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노래를 얼마나 들었는지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포브스는 “BTS는 글로벌 팝 슈퍼 스타덤의 최후 경계를 넘어섰다”라며 찬사를 남겼습니다.

▷ 2012년 강남스타일 열풍을 일으켰던 싸이도 싱글 핫 100에서 1위의 문을 두드렸지만, 7주간 2위에 머무른게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아시아 가수로는 1963년 일본 사가모토 규의 ‘스키야키’가 1위에 올랐었고요. 이후 57년 만에 BTS가 정상에 오른거예요. 지금까지 BTS는 빌보드 200에서 네 차례 1위했고요. 핫 100에선 최고 4위를 기록했습니다.

“100% 영어는 처음

이번 신곡 다이너마이트는 BTS가 처음으로 100% 영어 가사만을 쓴 곡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노래들을 공개해왔는데요. 해외 팬들이 영어로만 된 노래를 오랫동안 요청하기도 했고, 가이드 녹음을 해보니 영어가 멜로디에 더 잘 붙어 영어만을 썼다고 합니다. 작사·작곡 역시 소속사의 프로듀서나 멤버들이 아닌 외부에 맡겼어요.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슈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가 만들었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은 “침실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하룻밤 사이 전 세계에 퍼지니 신기할 따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취향 저격

미국은 마크 론슨의 ‘Uptown Funk’부터 위켄드의 ‘Blinding Lights’까지 8·90년대를 연상케 하는 디스코 팝 열풍인데요. 전문가들은 디스코와 알앤비가 섞인 이번 곡이 “미국 가요계 트렌드를 잘 저격했다”고 합니다. 또 영화 ‘킹콩’, 록 밴드 ‘롤링 스톤즈’, 인기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 등 영미권에서 익숙한 문화 소재를 가사 곳곳에 배치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뽑았어요. 거기에 약물, 섹스 등을 내세운 선정적인 노래가 아니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으니,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취향 저격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 감동시킨 무대 디테일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31일 MTV에서 신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무대에서 ‘무대 디테일’을 통해 한국 팬들을 또 한 번 감동시켰는데요.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시작한 무대 배경은 타임스퀘어, 맨해튼 스카이라인 등 뉴욕을 상징하는 명소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노래가 끝날 때쯤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가 등장합니다. 바로 서울의 여의도 한강이 마지막을 장식한 건데요. 최초로 공개하는 의미 있는 무대에 뉴욕과 서울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거예요. 이를 본 한국 팬들은 “이번에도 빼놓지 않고 한국을 알렸다”, “올해 못 보는 불꽃 축제를 방탄 덕분에 본다”는 등 말을 남기며 축하를 전했어요.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