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코로나 도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집단 면역 전략을 검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이 1일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백악관 의료 고문으로 임명된 스콧 아틀라스 박사가 주도해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데요. 집단 면역은 인구 구성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코로나19에 감염 시켜 면역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염병을 이겨나가는 것을 말해요. WP는 미국에서의 집단 면역 실험이 2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 키워드: 집단 면역, 트럼프, 미국, 코로나19

 

213만 명 사망

집단 면역 달성 비율은 전체 구성원의 20%에서 70%정도로 의견이 분분한데요.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는 ’65~70%’가 적정선이라고 밝혔습니다. WP는 미국 인구 3억2800만 명 가운데 65%가 감염되고 이 가운데 1%만 사망한다고 해도 213만 명이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스튜어드 레이 교수도 “집단 면역은 코로나19 사망과 장애만 늘릴 수 있어 피해야 할 전략”이라며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적용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검토 안 

트럼프는 최근 관료들에게 집단 면역에 관련한 말을 자주 했다고 WP는 밝혔어요. 또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에게는 “뉴욕과 뉴저지가 집단 면역을 달성했느냐”고 물어봤다는데요. 트럼프는 8월 말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저위험군은 학교와 직장에 다시 나가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집단 면역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무증상일 경우 검진받을 필요가 없다는 질병예방센터의 지난주 발표도 트럼프 정부의 집단 면역 전략 채택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백악관은 집단면역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어요. 

 

집콕은 방해만 될 뿐?

아틀라스 박사는 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의 신경방사선 전문가인데요. 그는 거리 두기와 격리 정책 등이 건강에도 도움이 안 되고 실업률도 높인다고 주장해왔어요. 지난 7월에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젊고 건강한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없다. 건강한 사람까지 고립시키면 면역 형성을 방해해 사태를 장기화시킨다”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비슷해요. 아틀라스 박사도 보도 직후 ”백악관 내에 집단 감염을 달성해야 한다는 방침은 없다”라며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 WP는 그가 감염병 관련 경력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어요.

 

스웨덴의 실패

올해 초 코로나19가 막 확산될 무렵, 스웨덴은 집단 면역을 실시했는데요. 식당 등에 영업 금지령을 내리지도 않았고요. 고등학생 이상만 등교를 중단하고 어린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대면 수업을 실시했어요.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까지 이웃 나라인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합쳐서 600명이 안 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스웨덴은 무려 45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국민들의 코로나19 항체 생성 수준은 겨우 7.3%였어요. 스웨덴 정부는 지난 6월 기자회견을 통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라며 전략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김예지 기자